‘제주 화가’ 한중옥, 서귀포에 ‘크레파스미술관’ 문 열어
손효림 기자
입력 2021-08-30 03:00 수정 2021-08-30 03:05
45년간 용암석-해녀-소나무 그려
크레파스로 제주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온 한중옥 작가(64)의 작품을 모은 ‘한중옥크레파스미술관’이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최근 문을 열었다. 제주 토박이인 한 작가는 제주 용암석과 해녀, 소나무 등을 45년간 크레파스로 그려 왔다.
3개 전시실로 구성된 미술관에서는 한 작가의 작품 7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제주 해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용암석을 실물처럼 묘사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용암이 굳으며 만들어낸 굽이치는 물결무늬,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수많은 구멍 등 시간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바위의 다채로운 표면을 담았다.
숱한 구멍이 난 바위의 표면을 그린 작품은 보는 방향과 거리에 따라 구멍이 오목하게 파여 보이고, 볼록하게 튀어나와 보이기도 한다. 용암석이 만들어낸 기이한 모양은 추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질을 마치고 나오는 해녀들의 모습을 시대별로 담은 작품들도 있다. 한복 저고리처럼 생긴 전통 해녀복부터 현대 해녀복을 입은 모습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해녀들을 확인할 수 있다. 거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온 해녀들의 단단함과 생동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 작가는 캔버스에 크레파스를 각각 다른 색으로 겹겹이 두껍게 칠한 뒤 칼끝과 칼날로 벗겨낸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 한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가장 기초적인 재료로 여겨지는 크레파스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 제주 용암석은 표면과 형태, 색채가 제각각 달라 작업할 때마다 그 독특함에 매료된다”고 말했다.
한 작가가 미술관을 자주 찾기에, 운이 좋으면 작가에게 직접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무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개관한 ‘한중옥크레파스미술관’ 전시장(위 사진)과 제주 용암석을 묘사한 ‘시각과 인식’ 연작 작품. 한중옥 작가 제공
크레파스로 제주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온 한중옥 작가(64)의 작품을 모은 ‘한중옥크레파스미술관’이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최근 문을 열었다. 제주 토박이인 한 작가는 제주 용암석과 해녀, 소나무 등을 45년간 크레파스로 그려 왔다.
3개 전시실로 구성된 미술관에서는 한 작가의 작품 7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제주 해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용암석을 실물처럼 묘사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용암이 굳으며 만들어낸 굽이치는 물결무늬,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수많은 구멍 등 시간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바위의 다채로운 표면을 담았다.
숱한 구멍이 난 바위의 표면을 그린 작품은 보는 방향과 거리에 따라 구멍이 오목하게 파여 보이고, 볼록하게 튀어나와 보이기도 한다. 용암석이 만들어낸 기이한 모양은 추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질을 마치고 나오는 해녀들의 모습을 시대별로 담은 작품들도 있다. 한복 저고리처럼 생긴 전통 해녀복부터 현대 해녀복을 입은 모습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해녀들을 확인할 수 있다. 거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온 해녀들의 단단함과 생동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 작가는 캔버스에 크레파스를 각각 다른 색으로 겹겹이 두껍게 칠한 뒤 칼끝과 칼날로 벗겨낸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 한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가장 기초적인 재료로 여겨지는 크레파스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 제주 용암석은 표면과 형태, 색채가 제각각 달라 작업할 때마다 그 독특함에 매료된다”고 말했다.
한 작가가 미술관을 자주 찾기에, 운이 좋으면 작가에게 직접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무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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