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유 배달 신청하니 ‘위장 진료비’ 보장… 이색 ‘구독 협업’ 봇물

이지윤 기자

입력 2021-08-30 03:00 수정 2021-08-30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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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정기배송땐 보험 가입 혜택
이마트, 쇼핑혜택 구독보험 출시… 온라인시장 커지며 ‘충성고객’ 중요
새 구독경제-간편결제 상품 잇달아, 동원-GS 등 자체결제 시스템 도입



#1. hy(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생명보험회사인 신한라이프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야쿠르트 등 주요 제품을 정기 배송 받는 고객에게 위장에 이상이 생기면 진료비를 지급해주는 보험에 가입시켜 주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제품 배송에만 그쳤다면 이제는 고객 위장 건강까지 챙겨 배송 기간을 지속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2. 동원그룹은 최근 동원 온라인몰에 회원제 서비스를 개편했다. 연회비 3만 원을 내면 제품을 최대 15% 할인해주고 계열사 제품은 50% 깎아준다. 기존에는 소폭 할인에 그쳤다면 혜택을 대폭 늘린 셈이다. 여기에 간편결제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네이버쇼핑, 쿠팡 등 유통업계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동원 제품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유통업계가 간편결제와 구독보험 등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고객을 묶어놓고 매출을 꾸준하게 올리려는 목적이다.

29일 유통업계와 KT경제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40조1000억 원 규모로 2016년(25조9000억 원)보다 55% 커졌다. 간편결제 시장 성장세도 폭발적이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하루 평균 44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고 2016년과 비교해선 7배 가까이 급증했다.

구독경제의 빠른 성장세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유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구독서비스의 원조 격인 렌털 시장은 지난해 2030세대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G마켓에 따르면 기존 4050세대 위주로 구성됐던 구독형 렌털시장은 올 상반기(1∼6월) MZ세대가 48%를 점유했다. 2019년 렌털 고객 72%가 4050세대, 28%만이 2030세대였던 것과 대비된다. G마켓 관계자는 “목돈을 들여 제품을 구매하기보단 원하는 기간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소유보단 공유에 익숙한 MZ세대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최근 한화생명과 손잡고 구독보험 상품을 선보인 것도 이런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구독보험이란 사망, 질병 등 보험금 지급 사유가 필요한 기존 보험 형태에서 벗어나 구독 기간 생활 속에서 편익을 얻을 수 있는 ‘일상 혜택형 보험’. 1년간 매월 보험료 3만 원을 납입하면 매장에서 월 최대 3만8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유통기업들은 손쉬운 결제를 돕는 간편결제 시스템도 서둘러 구축하고 있다. 이달 GS리테일은 10만 원 이하 결제 시 비밀번호 입력 없이 ‘원클릭’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은 신용카드나 연동계좌를 한 번만 등록하면 GS리테일의 모든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온·오프라인 고정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객 혜택을 강화해 재방문을 유도해서 ‘고객을 붙잡아두는(lock-in)’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상적이고 실질적인 혜택을 강화해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침투력을 높여 재방문 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움직임이 지속적인 매출 확대에 기여한다는 분석도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통상 간편결제 1건당 구매 단가는 일반결제 대비 20% 이상 높다”며 “간편결제 제휴 업체를 확대하면 고객층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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