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철’ 5호선, 2026년 방음 강화한 새 열차로 바뀐다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8-29 15:35 수정 2021-08-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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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되는 5호선 기존 전동차.

소음이 문제로 꼽혔던 서울 지하철 5호선의 전동차가 2026년 방음(防音) 성능을 강화한 새 열차로 대부분 교체된다. 승객 편의와 안전을 위한 노후차량 교체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주 중 서울 지하철 5호선과 8호선의 새 전동차를 각각 208량, 90량 발주할 예정이다. 5호선은 8량씩, 8호선은 6량씩 묶어 1개 편성(편성은 열차 1대)으로 구성돼 각각 26개, 15개 편성을 새로 들여오는 사업이다. 5호선은 2019년 발주한 25개 편성(200량)까지 더하면 1994~1996년 개통에 맞춰 들여온 76개 편성 중 3분의 2 가량이 새 열차로 바뀌게 된다. 8호선도 20개 편성 중 1996년 개통 때 반입된 열차가 교체된다.

1996년 5호선 개통.

국비와 서울시 예산 등을 더해 4172억 원이 투입되는 5·8호선 교체 사업은 올해 예정된 지하철(도시·광역철도) 차량 발주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 4월 철도차량업계의 경쟁이 컸던 부산 지하철 1호선 200량(50개 편성) 발주 예산 2640억 원을 능가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하철 전동차의 기대수명(사용 내구연한)에 대한 규정이 없다. 오래된 전동차도 예산 절감을 위해 고쳐 쓰도록 하기 위해 2014년 철도안전법에서 관련 규정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구연한이 철도안전법에서 25년으로 규정됐던 1996년경 제작된 전동차에도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고, 2019년 서울시는 내구연한이 25년 되는 전동차를 제 때 교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5호선 새 전동차 조감도


특히 5호선 전동차는 방음 설계가 적용된다. 서울의 강서~도심~강동을 잇는 5호선은 앞선 1~4호선과 비교해 곡선 구간이 많고, 터널 높이가 50㎝ 정도 낮아 주행 중 소음이 확산되지 못하고 차내로 유입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선로 또한 자갈보다 소음 흡수력이 낮은 콘크리트 도상 위해 설치돼 소음 증폭의 원인이 됐다. 전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전력 공급장치를 냉각하는 방식은 자연풍을 활용한 다른 노선 열차와 달리 별도의 송풍기로 강제 냉각하는 방식을 써 소음을 증폭시켰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승객이 머무는 전동차 내부를 비롯해 각 량 사이의 연결구간 등 소음 취약부분에 방음 능력을 높이도록 입찰 규격에 넣을 것”이라며 “5호선에서의 소음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5·8호선 발주는 입찰업체들의 기본적인 생산능력을 보는 1단계를 거쳐 2단계에서 가격을 얼마나 낮게 썼는지에 따라 낙찰 여부가 갈린다. 예산절감 등을 위해 최저가 낙찰제를 도입했다는 게 지방자치단체 등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전동차 특성상 기술수준, 생산능력, 안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종합심사 낙찰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이탈리아, 싱가포르, 대만, 이집트 등에서는 종합심사 낙찰제로 철도차량을 조달하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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