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활황에 몸집 불리는 ‘리츠’… 자산 2조 육박 SK리츠 내달 상장

이상환 기자

입력 2021-08-28 03:00 수정 2021-08-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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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자금 모아 부동산에 투자
상장땐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어
배당수익 양호, 인플레 영향 적어
리츠 순자산 69조… 5년새 2배로


직장인 황모 씨(27)는 올해 초부터 공모펀드를 통해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 투자를 시작했다. 부동산에 관심이 생겨 공부하던 중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으면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받을 수 있는 리츠를 알게 됐다. 리츠 펀드로 짭짤한 수익을 올린 황 씨는 이달 30일부터 진행되는 ‘SK리츠’ 공모주 청약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초저금리 장기화에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리츠 시장도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오피스텔, 상가, 숙박용 건물 등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 뒤 이를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에 직접 투자하거나 공모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간접 투자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물가 상승기에 리츠를 눈여겨보라고 추천한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시가총액 1조 원을 웃도는 ‘공룡 리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 69조 원으로 덩치 키운 리츠 시장

26일 금융권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는 리츠는 총 307개로, 전체 순자산 규모는 69조 원에 이른다. 2016년 말(169개, 25조 원)과 비교하면 5년 새 리츠 개수와 순자산 규모는 각각 82%, 176% 급증했다.

리츠가 주목받는 것은 막대한 자금이 있어야 하는 부동산 직접투자와 달리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데다 배당 수익률도 높기 때문이다. 배당소득세(15.4%)도 리츠는 5000만 원 이내에서 9.9%가 적용돼 세 부담도 적은 편이다. 김병직 신한리츠운용 이사는 “리츠는 주식보다 안전하고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은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섹터별로 분산 투자를 할 수 있고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미국의 조기 긴축 신호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자 물가 상승기의 유망 투자처로 리츠가 떠오르고 있다. 박준태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츠운용본부장은 “임대료가 물가 상승률에 맞춰 오르는 경우가 많아 다른 금융상품보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했다.

○ “전체 자산의 20∼30% 리츠에 투자”

현재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13개에 이른다. 이 중 9개 리츠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9.51%)을 앞질렀고 5개 리츠의 수익률은 25%를 웃돈다.

시가총액이 1조 원을 오가는 공룡 리츠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 계열사 건물에 투자하는 롯데리츠, 국내 최초 물류센터 리츠인 ESR켄달스퀘어리츠 등 2개다.

이어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과 SK에너지 주유소 용지 등에 투자해 자산 규모가 2조 원에 육박하는 SK리츠가 9월 중순 증시에 입성한다. 롯데리츠의 자산(약 2조3000억 원)과 시총(약 1조4068억 원)을 감안하면 SK리츠의 시총 역시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3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SK리츠의 경쟁률은 역대 최대인 452 대 1이었다.

다만 장기적인 수익 전망은 엇갈린다. 작년부터 이어진 부동산 시장 활황에 이미 자산가격이 많이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라 경기 회복세가 계속되면 호텔이나 사무실용 오피스, 물류창고 등의 가치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유독 수익률이 좋았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호텔, 사무용 오피스 등의 공실률이 떨어지면 임대 수익률이 올라가 리츠의 배당 수익률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투자하기보다는 투자 자산의 20∼30%를 리츠에 넣을 것을 추천한다. 유상훈 신한은행 신한PMW압구정센터 팀장은 “리츠는 위험 분산을 낮추는 용도”라며 “수익률을 무리하게 좇기보다 전체 투자금의 20% 정도를 갖고 있는 게 적당하다”고 했다. 조혜진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이사는 “오피스, 주거용 건물 등 다양한 용도의 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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