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10년 9개월 연속 상승…文정부 들어 상승폭 껑충

황재성기자

입력 2021-08-27 11:28:00 수정 2021-08-27 14:01:5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지난달에도 전국 땅값이 소폭 오르면서 무려 12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상승폭이 배 가까이 높아졌다. 고공행진 중인 집값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규제를 앞세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책을 내세운 정권에서 땅값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다. 규제가 시장에서 목표한 성과를 거두기보다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년 9개월 연속 오른 땅값…서울·세종이 주도

한국부동산원이 25일 공개한 ‘7월 지가변동률’에 따르면 전국 땅값은 전월보다 0.35% 상승했다. 2010년11월 이후 무려 10년9개월, 129개월째 연속 오른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세종시를 포함한 광역시 이상 대도시 지역 대부분이 상승했다. 서울이 0.44% 올랐고, 세종은 최근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는 0.49% 상승했다. 이밖에 대전(0.40%)과 대구(0.38%) 부산(0.35%) 등도 전국 평균 이상으로 올랐다.

다만 인천은 0.34% 상승에 머물렀고, 울산(0.18%)은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또 경기도(0.37%)를 제외한 도 지역도 대부분 상승률이 0.1~0.2%대에 머물며 전국 평균을 넘지 못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강남(0.49%) 서초(0.48%) 강동(0.47%) 송파(0.46%) 등 ‘강남 4구’가 많이 올랐다. 또 성동(0.49%)과 동작(0.48%) 마포(0.46%) 용산·동대문(0.45%) 종로·중·광진(0.44%) 관악(0.41%) 영등포·양천·도봉(0.40%) 등도 0.40% 이상 상승했다.

이밖에 노원·서대문(0.39%) 은평·성북·강서(0.38%) 중랑·강북(0.36%) 등도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나머지 구로(0.34%)와 금천(0.31%)도 평균에 육박한 수준으로 올랐다.

용도지역별 상승률을 보면 주거(0.39%)가 가장 많이 올랐고, 상업(0.38%) 녹지(0.32%) 공업(0.31%)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용상황별 상승률은 대지(상업용·0.39%, 주거용·0.38%) 논(0.33%) 밭(0.29%) 공장(0.29%) 임야(0.19%) 기타(0.16%)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집값의 고공행진이 땅값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 정부에서 땅값 껑충 뛰었다…집값 고공행진 영향

땅값은 2010년말부터 꾸준하게 올랐지만 특히 현 정부 이후 상승폭을 키우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연간 땅값 상승률은 2010년~2014년까지 1%대에 머물다가 2015년 2.40%로 높아졌고, 이듬해인 2016년(2.70%)에도 2%대를 유지했다.

그런데 현 정부가 집권한 2017년 상승률은 3.88%로 전년보다 1%포인트(p) 이상 높아졌다. 또 이듬해인 2018년에 4.58%로 2006년(5.6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3.92%)과 지난해(3.68%)에도 3% 후반대에 머물렀다.

올해도 7월까지 2.38% 올라 연간 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4~6월) 상승률이 1.05%로 2018년 4분기(10~12월·1.22%) 이후 가장 높아진데다, 현 정부에서 땅값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이 오르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부동산원이 어제(26일) 공개한 주간 동향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3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30% 올랐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땅값 상승을 주도했던 수도권도 0.40%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도 0.22%로, 2018년 9월 셋째 주(0.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규제 앞세운 정부에서 더 많이 올랐다
2000년 이후 땅값 추이를 보면, 규제를 앞세워 부동산시장 안정을 꾀했던 정부 때 오히려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가 롤 모델로 삼았던 노무현 정부 시절 땅값은 무려 23.7%가 상승했다. 노 정부는 집권기 내내 부동산 규제책을 쏟아냈지만 집값과 부동산 시장 안정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던 이명박 정부(4.1%)와 박근혜 정부(8.2%)는 한 자릿수 상승률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현 정부가 집권한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땅값 상승률은 17.7%이다. 여기에 올해 상승분까지 감안하면 전체 상승률은 20%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부의 규제책이 입법 절차를 거쳐 실제 시행될 때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규제가 부동산 가격 안정 수단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야기된 주택가격 급상승이 땅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자산양극화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들을 낳고 있는 만큼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