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문가들 “기준금리 인상, 단기 악재에 그칠듯”

뉴시스

입력 2021-08-26 11:22 수정 2021-08-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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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예상된 인상인 만큼 현재의 박스권 횡보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금리인상보다는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점과 중국의 경기 둔화 정도가 코스피지수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고돼 왔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라며 “경험적으로도 한은의 금리 인상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 사례가 많지 않다”고 전제했다.

서 센터장은 “다만, 근래 신용대출 급증 등 레버리지 투자가 많이 늘어났던 상황에서 직접적인 대출 통제까지 더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기적 관점에서는 주식 수요 여력 위축 등으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금리 인상은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중기적인 영향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속도나 횟수에 따라 향후에 봐야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 센터장은 “8월이나 10월에 한 차례 인상이 예고됐는데 10월보다는 빨리 진행됐지만, 연초부터 이어진 3000~3300선의 기존 밴드에서 벗어나지는 않고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내 금리인상 변수보다는 테이퍼링을 언제 하는지가 글로벌 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면서 “최근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는 반도체 경기 둔화 우려가 있었다. 또 중국은 전 세계에서 빨리 가장 경기둔화로 가니까 수출이 영향을 받는데 이런 부분이 훨씬 더 굵직한 변수가 된다”고 설명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인상은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난 수준은 아니었으며 해당 이슈는 시장에 반영됐다는 판단”이라며 “주목할 부분은 금통위 이후 발표된 한은의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방향이다. 이를 감안할 때, 향후 기준 금리는 연내 추가 인상보다는 2022년 연초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유 센터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정상화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의 상승폭은 제한될 전망”이라면서 “코스피는 3000선을 하단으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3분기 이후 기업 실적 성장률이나 경기회복 속도는 기존대비 둔화될 전망”이라며 “경기 영향력이 제한적이고 확장적 재정정책의 수혜(정부 육성산업)가 가능한 성장주 및 중소형주에 선별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제언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정책 이벤트 종료로 당분간 금융시장은 테이퍼링 등 대외변수에 주목할 것”이라며 “현 한은 총재 임기 내 기준금리 2회 인상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코스피는 단기 영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환율시장의 경우 금리 인상은 이론적으로 원화 강세 요인”이라면서 “채권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했지만, 반대 소수의견과 선반영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하락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한은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는 지금으로서는 성장보다 가계부채나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라는 판단이 주효했을 것”이라며 “정책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의지를 감안하면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0.75%는 아직까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들어 물가상승세가 워낙 가팔라서 유동성 회수가 일정부분 불가피했다”며 “특히 가계부채를 비롯해 금융시장이 불안정성을 보여서 대응이 필요했다. 다만 코로나를 고려할 때 큰 폭으로 올리긴 어려워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수준으로 올렸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어느 정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미 반영됐다고 본다”면서 “그 자체가 크게 불안 요인은 아니고 워낙 소폭이어서 이후 상황을 추가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추가 인상은)물가 상황에 따라 추가 확산세가 있는지 좀 안정세를 보이는지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급격히 오르면 대응하기 어려워서 지금은 금리 조정을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를 올린 것만으로 증시에 당장 영향을 크게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가나 부동산 가격이 굉장히 높은데 자기 무게를 못 이겨서 휘청거리면서 무너질 때에 빌미가 될 수는 있겠지만, 실제적으로 금리 때문에 코스피에 영향을 줄 요인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준금리를 연내 한 번 이상 더 올릴 텐데, 추가로 올릴 때 영향을 미치지 지금 이 정도의 소폭 인상으로는 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봐야한다”면서 “0.75%는 사실상 최저금리 상태라고 봐야하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미미하다”고 부연했다.

채권시장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따라 점차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환율시장의 경우 국내보다는 글로벌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미국의 테이퍼링과 중국의 경기둔화가 관건으로 꼽힌다.

서 센터장은 “채권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부담이 작용하면서 채권 금리에 소폭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을 듯하다”면서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달러의 원화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 센터장은 “채권시장은 추가 금리인상 변수가 남아있어서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보다 올라가는 쪽으로 반응할 여지가 있다”며 “환율은 이번 금리인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외국인 매도로 달러 수급에 미스매치난 게 크다. 코로나19 델타변이가 진정과 외국인 매도 규모 축소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경기 회복 속도는 고점을 통과했다는 판단이며 이러한 국면에서 단행되는 금리인상은 회복 속도를 더욱 빠르게 떨어뜨릴 전망”이라며 “낮아진 잠재 성장률(2.0%)을 감안하면 장기채 금리는 강한 하방 압력에 노출될 것이다. 금리인상 횟수를 감안하더라도 장기금리는 펀더멘털에 보다 민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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