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골프장 대체부지 모호… 축소한 6800채 공급도 주민반발에 불투명

정순구 기자 , 박창규 기자

입력 2021-08-26 03:00 수정 2021-08-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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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 대책 논란]
대체지 거론 역세권 개발계획 없고 영구임대 재건축은 기존 진행사업
교통난 해소방안 없어 반발 여전… 과천청사 대체지로 갈현동 확정


정부가 주민 반발을 감안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터에 공급할 예정이던 주택 규모를 1만 채에서 6800채로 줄이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실제 공급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지역 주민이 여전히 반발하는 데다 대체 부지 확보 계획도 모호하기 때문이다.

25일 국토교통부의 ‘태릉지구·과천청사 대체지 추진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노원구 태릉 공공주택지구(태릉골프장 부지)의 주택공급 계획을 1만 채에서 6800채로 축소했다. 그 대신 △수락산역 역세권 도심복합사업(600채) △노원구 내 도시재생사업(600채) △하계5단지(1500채)·상계마들(400채) 노후 영구임대 재건축 등을 통해 총 3100채의 대체 물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정부는 태릉지구에 대한 주민공람을 이날 시작해 내년 초 지구지정, 광역교통개선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다. 2023년 지구계획을 승인하고 2024년 입주자모집을 거쳐 2027년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교통난 해소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날 “태릉골프장이 개발되면 지금도 상습 정체를 빚는 화랑로 일대 교통체증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며 “지하철 6호선 연장 등 교통대책이 반드시 보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 대체 물량 확보 계획도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락산역 역세권 도심복합사업은 언제 추진될지 불투명하고, 영구임대 재건축 역시 태릉지구 개발과 무관하게 진행되던 사업”이라며 “(공급물량) 숫자를 채우는 데 집중하기보다 공급에 따른 인프라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과천청사 대체지의 구체적인 개발 방안도 이날 확정됐다. 지난해 8·4대책 당시 정부과천청사 부지를 개발해 4000채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주민 반발로 이미 백지화됐다.

과천시는 올 6월 과천지구에 3000채, 인근 대체지에 1300채 등 총 4300채를 공급하겠다고 제안했고 이번에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주택 1300채가 공급될 신규 택지는 경기 과천시 갈현동 일대로 인덕원역 반경 500m 이내에 있다. 또 과천신도시 내 공공주택 용적률 상향(700채), 자족용지 용도 전환(1500채), 주상복합 용지 용적률 및 주거비율 상향(800채) 등을 통해 3000채가 공급된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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