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한국移通 높은 인수가에 “기회를 산 것”

서동일 기자

입력 2021-08-26 03:00:00 수정 2021-08-26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특혜 의혹 제기엔 사업권 자진 포기
공개입찰 참여해 1위 SKT 만들어


“우리는 기업이 아니라 통신사업 진출의 기회를 산 것이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 당시 이같이 말했다. 당시 경영진이 ‘인수액이 지나치게 높다’며 반대 의견을 내자 최 선대회장은 “기회를 액수만으로 따질 수 없다”며 경영진을 설득했다.

재계에서는 올해 타계 23주기를 맞는 최 전 회장이 SK를 성장시킨 중요한 순간으로 1980년 유공 인수,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를 꼽는다.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SK가 성장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유공 사업이 안정화에 접어들자 최 전 회장은 “정보통신 중심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공표했다. 이후 1984년 미국 미주 경영기획실 산하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신설해 관련 정보와 기술을 습득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준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노태우 정부 시절 이뤄진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입찰해 1992년 1위로 선정됐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였던 김영삼 당시 민주자유당 대표가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선경이 노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해 이동통신 사업권을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최 전 회장은 사업권을 자진 포기하고 노태우 정권에서 통신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회는 다음 정부 때 왔다. 김영삼 정부는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추진하며 최 전 회장이 회장이던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사업자 선정을 일임했다. 최 전 회장은 특혜 시비를 차단하겠다며 사업자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 대신 1994년 제1이동통신사였던 공기업 한국이동통신이 공개입찰로 나오자 지분 23%를 4271억 원에 인수했다.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는 것보다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그대로 추진했다. 이렇게 탄생한 SK텔레콤은 지금까지 국내 1위 통신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