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산율 0.84명 역대 최저…출생아 첫 20만명대 추락

구특교 기자

입력 2021-08-25 14:45 수정 2021-08-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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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DB

가임기 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지난해 0.84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전국 모든 시·도의 출산율은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은 전국에서 세종이 1.28명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은 0.64명으로 가장 낮았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통계(확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300명으로 전년에 비해 3만300명(10%)이 줄어 처음으로 20만 명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전국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역대 최저치였다.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15~49세)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OECD의 평균 합계출산율(2019년 기준)은 1.61명으로 한국이 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 꼴지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세종이 1.2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남(1.15명), 강원(1.04명), 충남(1.03명) 순이었다. 반면 서울은 0.64명으로 가장 낮았고, 부산(0.75명), 대전·대구·광주(0.81명) 순으로 낮았다.

세종의 출산율이 가장 높은 이유는 20, 30대 젊은 인구 유입이 많은 영향이 크다. 정부청사가 위치해 이 지역 고용 안정성이 높고 보육 여건이 좋은 점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 지역의 출산율이 높은 이유는 이 지역의 다문화 가구 비율이 높은 데다 이들의 결혼과 출산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시·군·구 단위로는 전남 영광(2.46명), 전남 장흥(1.77명) 등의 출산율이 높았다. 반면 부산 중구(0.45명), 서울 관악구(0.47명) 등이 가장 낮았다. 영광을 제외한 모든 시·군·구의 출산율은 대체출산율(현재 인구규모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합계출산율 수준)인 2.1명보다 낮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부산 중구와 서울 관악구의 특징은 20, 30대 여성들의 결혼 비율이 낮은 곳이란 점인데 이 때문에 출산율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영광은 다문화 가구 비율이 높고 일자리와 출산 등을 연계한 출산 정려 정책의 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편 모(母)의 평균 출산연령은 33.1세로 전년 대비 0.1세 상승했고, 부(父)의 평균 출산연령도 35.8세로 0.1세 올랐다. 모의 연령별 출생아 수는 40대 초반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30대 초반 모의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1만2000명, 20대 후반 모의 출생아 수는 7000명이 감소했다.

인구 문제 전문가들은 낮은 출산율의 원인을 세밀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에선 인구밀도가 높아 일자리나 집을 두고 경쟁이 강하게 나타난다”라며 “경쟁이 강해지면 자기 생존과 재생산 가운데 자기생존을 택하게 돼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인구가 줄어들면 내수 시장 규모도 줄고 사회 전반이 활력을 잃는 ‘늙은 국가’가 된다”라며 “정치권에서도 인구 문제와 밀접한 정년 연장 문제와 연금 개혁 등 주요 논의를 본격화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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