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국내 보톡스 1위 휴젤 품었다…1조7000억에 인수
곽도영 기자 , 홍석호 기자
입력 2021-08-25 14:21 수정 2021-08-25 14:24
GS그룹이 국내외 투자자들과 손잡고 국내 보톨리눔톡신 1위 기업 휴젤을 1조7000억 원에 인수한다. GS그룹 출범 이래 의료·바이오 사업 첫 진출이다.
GS는 베인캐피털이 보유하고 있는 휴젤의 지분 46.9%를 전환사채 80만 주를 포함해 약 1조70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인수 주체는 싱가포르 펀드 CBC그룹이 주도하는 ‘CBC컨소시엄’으로, 국내에서는 ㈜GS와 IMM인베스트먼트가 각각 1억5000만 달러(1750억 원)씩 투자하며 해외에서는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다. 인수 이후 휴젤의 경영은 컨소시엄이 맡게 되며 GS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2001년 설립된 휴젤은 국내 1위 보톡스 업체로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대만, 베트남 등 24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2110억 원, 영업이익 78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이번 딜이 성사될 경우 GS그룹은 2004년 LG그룹에서 분할해 출범한 뒤 첫 번째 조 단위 인수를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기록하는 셈이다. GS는 기존의 그룹 주력 사업부문인 정유(GS칼텍스, GS에너지 등) 업종이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기조에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의료·바이오 시장을 주요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진출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허태수 GS 회장 취임과 5촌 조카 허서홍 GS 미래사업팀 전무의 합류 이래 첫 합작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허 회장은 기존에 GS홈쇼핑에서 신사업 발굴 및 전략을 담당하던 허 전무를 지난해 말 원포인트 인사로 불러들이며 해당 팀명을 ‘사업지원팀’에서 ‘미래사업팀’으로 바꿨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허 회장은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등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GS의 투자 역량을 길러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GS그룹은 올해 초부터 ‘더 지에스 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6개사를 선발하고 계열사들이 함께 사업화를 추진하는 등 바이오 기업 발굴 및 투자를 지속해 왔다. 해외에서도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 투자법인인 ‘GS퓨처스’를 설립하고 바이오 전문 투자육성기관 펀드에 투자하는 등 바이오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이날 허 회장은 “휴젤은 검증된 제품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며, GS그룹의 바이오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 신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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