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주식 사는 개미들… 오르면 바로 팔고, 하락땐 버티기”

박민우 기자

입력 2021-08-25 03:00:00 수정 2021-08-25 0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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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硏, 20만명 투자 분석


직장인 이모 씨(36)는 지난해 12월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에 2000만 원을 투자했다. 당시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40만 원을 넘었다. 하지만 올해 4월 20일 이후 셀트리온 주가는 30만 원을 넘긴 적이 없다. 그럼에도 이 씨는 9개월째 ‘존버(계속 버티기)’하고 있다. 그는 “치료제 수출 등으로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 때문에 손절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씨처럼 상당수의 동학개미들이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주식에 뒤늦게 올라탔다가 주가가 떨어져도 버티고, 주가가 오르면 서둘러 매도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가 크게 꺾였지만 개미들의 순매수 행진이 계속되는 것도 이 같은 경향이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개인투자자 약 20만 명의 상장주식 거래 내용을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의 ‘주식시장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 보고서를 24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개별 주식을 매수하기 직전 40일간 누적수익률은 25.8%였다. 이어 직전 20일간 16.8%, 직전 10일간 10.6%, 직전 5일간 6.6% 등으로 매수일에 가까워질수록 수익률은 떨어졌다.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급등하는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반면 실제 매수일 이후 40일간 누적수익률은 11.6%로 매수 직전 40일간 수익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장 수익률을 감안한 누적초과수익률은 ―3.1%로 마이너스였다. 개인투자자의 매수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개미들은 손실은 오래 버티면서도 이익이 나면 참지 못하고 서둘러 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매수 다음 날 주가가 떨어지는 ‘손실 포지션’에서 22%만 매도한 반면 주가가 오른 ‘이익 포지션’에서는 41%를 팔아치웠다.

이 여파로 분석 기간 종료 시점에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개별 주식들은 전체 포지션의 71.4%가 손실을 냈다. 상승장에서 일찍 팔아치워 수익을 못 누리고 하락장에서는 손절을 하지 못해 손실을 키우는 비효율적인 투자 행태를 보인 것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2월부터 올 7월까지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가 130조 원에 이르는데 이 중 절반은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한 이후 유입됐다”며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증시 정체 상황을 고려할 때 직접투자 증가를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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