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빼돌려 10억 요트-슈퍼카…탈세혐의 59명 세무조사

세종=송충현기자

입력 2021-08-24 14:09:00 수정 2021-08-24 14: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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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이 24일 정부세종2청사 국세청 기자실에서 ‘’민생침해 탈세자 59명 세무조사 착수‘’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은 국민안전을 위협하고 서민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면서 사치생활을 누리는 반사회적 민생침해 탈세혐의자 59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021.8.24/뉴스1 (세종=뉴스1)

대형 건설사와 가구회사에 건설자재를 공급하는 업체의 A 대표는 친인척들에게 고액의 사업소득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빼돌렸다. 업무와 관련이 없는 데도 10억 원 상당의 호화 요트를 법인 명의로 구입한 뒤 요트 유지비를 법인 경비로 썼다. A 씨는 1억 원 이상의 승마클럽 비용이나 개인 소송비용, 심지어 유흥주점에서 쓴 돈까지 법인 자금으로 충당하다가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당국은 A 씨가 자녀에게 30억 원 상당의 수도권 소재 고가 아파트도 편법 증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처럼 불법·불공정 행위로 폭리를 취하며 세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채 사치 생활을 한 59명을 적발해 세무조사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국민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상황에서 불법·불공정행위로 돈을 벌며 탈세를 일삼은 이들이 조사 대상이다. 당국은 세무조사 대상 중 일부는 탈루 소득을 가족에게 편법 증여해 온 것으로도 판단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에는 3회에 걸쳐 민생침해 탈세자 214명을 조사해 1165억 원을 추징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도 61명을 세무조사해 365억 원을 추징했다.

이번 세무 조사 대상은 크게 △불법하도급·원산지위반 등 불법행위로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폭리를 취한 업체 △코로나 위기 상황을 악용해 영세 사업자에게 피해를 주며 편법으로 재산을 축적한 업체로 나뉜다.

이번 조사 대상 가운데 20년 넘게 하도급 건설공사 업체를 운영한 B 씨는 저가 재하도급 계약으로 폭리를 취했다. 사주일가는 법인 비용으로 고가 차량과 호텔, 골프장 이용권 등을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국내산 수산물을 선호하는 점을 악용해 저가 수입산 수산물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뒤 거래대금을 직원 명의 계좌로 받아 현금 매출을 탈루한 업자도 적발됐다.

이 외에도 돈 빌릴 곳이 막힌 영세사업자에게 돈을 빌려주며 법정 최고이자의 10배 가까운 이자를 받아 온 고리 대금업자도 세무조사를 받았다.

당국은 사주일가의 편법 증여와 재산 형성과정, 소비 형태 및 다른 기업과의 거래내역까지 전방위로 검증해 고의적인 조세 포탈행위가 확인되면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코로나 재확산 등을 감안해 집합금지 업종과 자영업, 소상공인 등 피해가 큰 분야를 제외하고 대상을 선정했다”며 “상생과 포용을 통해 신중히 세무조사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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