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집정리 “놀이처럼 재미나게, 최소비용-최대효과로”

손효주 기자

입력 2021-08-24 03:00 수정 2021-08-24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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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살림 탐구’ 정이숙 작가 인터뷰… 교보문고 취미분야 6주 연속 1위
“수건-옷 개지않고 편 채로 보관… 플라스틱 우유통 활용 책상정리
티슈는 식탁아래 거꾸로 붙여 사용… 물건 바닥서 띄워놓으면 청소쉬워
약간의 아이디어, 집 깨끗하게 해”


욕실 청소에 편하도록 칫솔, 치약, 컵 등을 걸어놓았다. 라이프앤페이지 제공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 안 곳곳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막상 정리하자니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수납용품을 사는 데 드는 돈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시간과 비용을 덜 들이면서도 집을 깨끗하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오전의 살림 탐구’(라이프앤페이지)를 펴낸 17년 차 살림 전문가 정이숙 작가(43·사진)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약간의 아이디어만 더하면 놀이처럼 즐기면서 집을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180가지 살림 아이디어가 담긴 그의 책은 교보문고의 취미·스포츠 분야 책 판매 순위에서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살림 책이 이 분야 1위를 차지한 건 이례적이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집 정리에 대한 독자들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 ‘살림 천재’로 통하는 그에게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집 정리 노하우를 들어봤다.

개는 게 귀찮아 빨래를 미루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는 “개지 않는 빨래 종류를 늘리라”는 근원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수건은 펴서, 양말은 같은 종류로 사서 모양만 맞춰 켜켜이 쌓아두는 식. 속옷도 편 채로 쌓으면 끝이다. 그날 쓸 개인수건은 개인별 수건걸이를 욕실 문밖에 달아 걸어두면 된다. “수건을 펴서 보관할 만한 공간이 없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 집은 안방 서랍 한 칸을 비워 수건 보관용으로 쓴다. 쓸데없는 물건을 비우면 어느 집이든 보관 장소는 충분하다”고 답했다.

빈 플라스틱 우유통을 수납함으로 활용해 책상 서랍을 정리했다. 라이프앤페이지 제공
책상 정리를 위한 수납용품으로는 플라스틱 우유통이 제격이다. 수납할 물건 높이에 맞게 우유통을 자른 뒤 책상이나 싱크대 서랍에 넣고 쓰면 된다. 그는 “잘 자른 우유통은 유명 브랜드 잡화점에서 파는 반투명 수납용품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검은색 도시락 용기는 볼펜이나 메모지 등을 크기별로 나눠 보관하기에 좋다.

텀블러의 경우 싱크대 상부 장에 여러 개를 세워 놓으면 꺼내다 쓰러뜨리기 일쑤. 이럴 땐 1000mL짜리 우유팩이 답이다. 윗부분을 제거한 우유팩 여러 개를 양면 테이프로 결합한 뒤 텀블러를 눕혀 넣는 방법. 그는 “우유팩 수납함은 상부 장에 밀어 넣어 쓰는 만큼 기존 상표가 눈에 잘 띄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티슈는 과일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식탁 아래 설치했다. 라이프앤페이지 제공
갑 티슈는 아래로 숨기자. 우선 티슈만 꺼내 과일 플라스틱 용기에 넣은 뒤 벨크로 테이프로 책상이나 식탁 아래에 거꾸로 붙인다. 이어 티슈가 나오는 갑 티슈 입구 부분은 오린 뒤 플라스틱 용기에 붙여 사용하면 된다. 그는 “티슈를 뽑을 때 먼지도 덜 나고 책상과 식탁도 넓게 쓸 수 있다. 티슈 커버도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신간 ‘오전의 살림 탐구’를 쓴 정이숙 작가가 욕실 문 밖에 개인 수건을 걸어놓은 모습. 라이프앤페이지 제공
바닥 곳곳에 놓인 물건들은 청소를 포기하게 만드는 원흉이다. 정 작가의 해법은 ‘물건 공중부양’으로 청소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 멀티탭은 벨크로 테이프로 책상 주변의 켜고 끄기 편한 위치에 부착해 바닥으로부터 떼어 놓는다. 전선은 정리 클립을 이용해 책상이나 벽에 고정시킨다. 욕실도 마찬가지. 다용도 걸이와 집게, 끈을 활용해 치약, 샴푸 등을 최대한 매달아 놓는다. 욕실 청소는 극세사 수건 2장과 5분의 시간만 있으면 된다. 젖은 수건으로 거울, 세면대 등을 닦은 후 마른수건으로 한 번 더 닦으면 끝이다. 이렇게 하면 물청소는 일주일에 한 번만 해도 충분하다. 그는 “집은 화가 쌓이지 않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처음부터 깨끗하게 만들기 쉬운 집을 목표를 하면 정리하기가 편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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