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유경-현대百 정지선, 럭셔리 화장품 시장 맞대결

이지윤 기자

입력 2021-08-24 03:00 수정 2021-08-24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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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한섬 ‘오에라’ 27일 첫선
3월 나온 신세계 ‘뽀아레’와 경쟁, 양사 매출 엇비슷… 승부수 될듯
코로나 이후 고급화 전략에 주력… 패션업계 화장품 진출 두드러져



신세계에 이어 현대백화점도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직접 챙긴 각사 대표 브랜드가 올 하반기 뷰티 시장에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한섬에 따르면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가 27일 첫선을 보인다. 한섬이 뷰티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패션 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3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10년간 공들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를 선보였다. 100년 역사의 프랑스 브랜드 ‘폴 뽀아레’ 상표권을 인수한 후 자체 브랜드로 출시한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은 현재 매출 규모에서 비슷한 실적을 내는 경쟁업체다. 한섬은 올해 상반기 매출 6460억 원에 영업이익 687억 원을 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같은 기간 매출 6826억 원, 영업이익 478억 원을 올렸다.

이들이 나란히 고가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낸 것은 국내 패션시장이 성숙단계에 이르면서 뷰티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뷰티 시장에 먼저 발을 들여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지난해 화장품 매출은 3293억 원으로 총 매출(1조3255억 원)의 25%에 이르렀다. 올 2분기도 화장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6%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한섬 관계자는 “이미 성숙한 국내 패션 시장에서 뷰티 사업은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내 패션업계가 뷰티 시장을 공략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LF는 2018년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룰’로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후 2019년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내놨다. 코오롱FnC도 지난해 친환경 스킨케어 브랜드 ‘라이크와이즈’를 출시하고 올 4월 ‘엠퀴리’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재단장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다만 최근에는 초고가 시장 공략으로 차별화하는 추세다. 오에라의 경우 최고가인 크림 제품이 120만 원대, 뽀아레는 최고 72만 원에 판매된다. 두 업체 모두 럭셔리 화장품을 정조준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뷰티 소비가 고급화하는 추세여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화장품 하나도 비싸고 좋은 걸 쓰려는 국내외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중국산도 기존 K뷰티 제품만큼 품질이 높아져 결국 고급화가 차별화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각 브랜드를 자사 주요 점포에 입점시켜 럭셔리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뽀아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이어 지난달 리뉴얼한 강남점 1층에 명품 매장 대신 들어섰다. 오에라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1호점을 낸 후 연내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에 입점할 계획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당장 실적이 나지 않더라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장기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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