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빈자리’ 차지한 샤오미, ‘글로벌 1위’ 삼성에 바짝 추격

임현석 기자

입력 2021-08-23 03:00 수정 2021-08-23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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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유럽 점유율 삼성 31%, 샤오미 1년만에 11%P 상승… 24%
6월 점유율은 샤오미가 삼성 앞서… 애플-샤오미 내놓지 못한 폴더블
삼성, 프리미엄 전략 강화 예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둬야 한다는 목표가 더욱 절실해졌다. 최근 출시한 폴더블폰(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의 성공 여부에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수성이 달렸다는 분석이 있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2분기(4∼6월) 유럽 시장(러시아, 독립국가연합 제외)에서 점유율 24%를 차지하면서 삼성전자(31%)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지난해 2분기에 샤오미의 스마트폰 유럽 시장 점유율은 13%였는데 1년 만에 1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이 기간 삼성전자는 유럽 시장 점유율이 4%포인트 하락했다.

6월만 따로 놓고 보면 샤오미의 유럽 점유율은 27.2%로 삼성전자(26.9%)를 앞질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강세를 보이는 서유럽 시장에선 애플이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중저가 스마트폰이 각광받는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 시장에선 샤오미가 1위였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이 버티는 가운데 중저가 시장에서 샤오미가 대표 브랜드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세계의 대표 중저가 시장인 인도에서도 샤오미가 강세다. 샤오미는 올해 2분기 인도시장 점유율 28%로 1위를 지킨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떨어진 18%로 격차가 벌어졌다. 중동·아프리카에선 삼성전자가 올 2분기 16%로 1위를 유지했지만 샤오미가 전년 대비 8%포인트 상승한 11%로 따라붙으면서 격차가 좁혀졌다.

최근 1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선 미중 무역분쟁으로 힘을 잃은 화웨이의 빈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샤오미가 승리를 거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지난해 9월부터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11월에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는 등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상실했다.

화웨이의 빈자리를 샤오미가 차지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를 수성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선 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 Z폴드3’ ‘갤럭시 Z플립3’ 제품을 27일부터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샤오미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부문 경쟁자인 애플도 내놓지 못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담겼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내년 1300만 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약 90%로 절대적이다.

삼성전자는 17일 시작된 국내 사전예약에서 갤럭시 Z폴드3와 갤럭시 Z플립3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20 사전예약과 비교해도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주문이 더 많았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은 국내 사전예약 당시 7만 대 정도의 예약이 들어왔다. 전자 및 이동통신 업계에선 현재 추이로 볼 때 사전예약 마감일인 23일에 지난해보다 10배 정도가 늘어나 두 폴더블 신제품 예약 판매량이 8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적만 보면 폴더블폰 라인업이 갤럭시노트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대체할 것이란 평가가 나올 만하다”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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