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공간서도 AI로봇이 상품 입출고 ‘척척’

부산=서형석 기자

입력 2021-08-20 03:00 수정 2021-08-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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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롯데마트몰 물류센터 가보니

부산 사상구 롯데마트몰 새벽배송 물류센터에서 오토스토어의 인공지능(AI) 로봇들이 주문에 맞춰 상품을 입출고 하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11일 오후 방문한 부산 사상구의 롯데마트몰 새벽배송 물류센터. 상자가 산더미처럼 쌓인 보통 물류센터와 다르게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부산 전역으로 상품을 보내는 이곳은 분주히 오가는 사람과 높게 쌓인 상자더미 대신 갓 입고된 상품을 확인하는 작업자 서너 명 정도만 보일 뿐이다.

작업자들은 마트 계산대처럼 생긴 작업대에서 바코드와 유통기한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상품을 자신 앞에 있는 장바구니 크기의 상자에 넣었다. 물품이 담긴 상자는 “윙” 하는 소리와 함께 풋살 경기장만 한 넓이의 아파트 2, 3개 층 높이 구조물 속으로 올라가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찾아갔다.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보관, 관리하던 물류에 인공지능(AI)과 고도의 정보기술(IT)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기존보다 작은 공간에서 적은 인원과 비용으로 가능해지고 있다. 국내 물류 및 시스템통합(SI) 업계도 관련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부산 롯데마트몰 물류센터의 시스템은 노르웨이 기업 오토스토어가 구축했다. 마트의 플라스틱 장바구니 크기의 상자 ‘빈(bin)’을 블록처럼 16개 층 규모로 쌓아올려 상품 보관 공간을 만들고 그 안을 무선통신으로 연결된 AI 로봇이 누비며 상품을 입·출고한다. 고객사가 원하는 크기로 구축할 수 있어 소상공인의 100여 개 수준 재고 관리뿐 아니라 롯데마트몰 물류센터처럼 7000개가 넘는 규모로도 가능하다. 김경수 오토스토어시스템(한국법인) 대표는 “오토스토어의 시스템은 같은 물량으로도 기존 수작업 환경의 4분의 1 정도 면적이면 충분하다”며 “속도가 중요한 도심 배송에 걸맞은 물류부지 확보에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김경수 오토스토어시스템(오토스토어 한국법인) 대표.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업계는 지난해 국내 물류 자동화 업계 규모를 7600억 원으로 추산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의 전자상거래 참여도 활발해지면서 효율적인 물류 환경을 구축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4월 오토스토어 지분 40%를 28억 달러(약 3조 원)에 사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2017년부터 오토스토어와 협업해 시스템 관리와 유지, 보수를 맡는 LG CNS 등 SI 업계도 전자상거래 증가와 함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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