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꽂힌 ‘신세계 남매’… 유통과 시너지 전략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8-19 03:00 수정 2021-08-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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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사장 ‘호텔 오노마’ 27일 개장
백화점부문서 첫 독자 호텔브랜드… 정용진 부회장, 코로나 속에도
작년이후 5개 호텔 새로 문열어… ‘한지붕 두 호텔 사업’ 경쟁과 협력


신세계가 27일 대전 유성구에 선보일 프리미엄 호텔 오노마. 호텔 오노마는 신세계백화점이 내놓은 첫 자체 호텔 브랜드다. 신세계 제공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체 브랜드 호텔 ‘오노마’가 대전에서 문을 연다. 그동안은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그룹의 호텔 사업을 맡아 왔지만 정 총괄사장도 호텔 분야에서 독자 행보에 나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호텔 사업이 위축된 가운데 남매가 함께 호텔 사업에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정용진·정유경 남매 호텔 사업 공격적 행보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부문과 정 총괄사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으로 분리 경영되고 있다. 두 부문 모두 호텔 사업을 운영해 왔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조선호텔을, 정 총괄사장은 JW메리어트호텔을 위탁 운영해왔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로 호텔 경기가 나빠진 상황에서 남매가 함께 호텔 부문에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지난해 매출은 2019년보다 29% 줄어들었지만 정 부회장은 최상급 자체 브랜드 호텔인 조선팰리스를 올 5월에 신규로 오픈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5개의 호텔을 새로 열었다. 정 총괄사장도 첫 자체 브랜드 호텔인 오노마에 초고층 수영장, 프리미엄 객실 등을 다수 배치해 고급화에 공을 들였다. 27일 첫선을 보이는 호텔 오노마는 신규 출점한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백화점 옆 신세계 엑스포 타워에 들어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호텔 사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오히려 외형적 성장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각 사업 부문과 연계해 시너지 공략

이들의 행보가 호텔 사업의 장기적 성장성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정 부회장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라’는 모토하에 복합쇼핑몰, 야구, 레저 등 다양한 사업과의 연계를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6월 말 조선팰리스 건물에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복합상업시설이 들어서기도 했다.

정 총괄사장 역시 올 초 자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를 론칭하는 등 고급스러운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으면서 호텔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특히 정 총괄사장이 1996년 조선호텔 상무로 입사해 경영을 이끈 경력도 있어 앞으로의 호텔 경영에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승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백화점이든 마트든 호텔과의 협업으로 창조적 사업 모델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남매가 같은 부문의 사업을 운영하게 되면서 일종의 선의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남매의 행보를 일종의 협력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대전신세계가 대전시 공모 사업으로 진행된 터라 입점 조건으로 특급 호텔을 함께 지어 달라는 시의 요청이 있었다”며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본래 호텔 사업을 담당하려 했지만 많은 수의 호텔을 짓느라 여력이 없어 백화점 부문에서 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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