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소픽스’면 충분? 카시트 안전 최대의 적은 오착용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끝)

김도형 기자

입력 2021-08-14 18:17:00 수정 2021-08-14 19: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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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마지막 편인 오늘은 유아용 카시트를 안전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자동차는 사람과 사물이 물리적으로 이동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참 편리한 동반자이지만 낮지 않은 사고의 위험에 늘 노출돼 있습니다.

방어운전을 기본으로 주의 깊게 운전한다면 위험성을 낮출 수 있지만 그렇다고 사고 가능성을 ‘0’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올해 4월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코베 베이비페어’에 전시된 카시트의 모습.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런 위험 속에서 아이들은 더 취약한 처지일 수밖에 없습니다. 성인보다 신체가 작고 약한데 차량은 오랫동안 성인을 기준으로 설계돼 왔습니다.

저 역시 자주 두 아이를 차에 태우는 운전자로서, 카시트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과 이를 기반으로 취재했던 내용으로 오늘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카시트에 대한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자면 “아이소픽스가 적용돼 있든 아니든, 시판되는 어떤 카시트를 써도 제대로만 쓴다면 충분한 안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오착용 사례가 많기 때문에 어떤 카시트를 쓸 지 고민하는 것보다 제대로 장착·이용하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로 요약됩니다.


▶ 김도형 기자의 휴일車담 전체 기사 보기
https://www.donga.com/news/Series/70010900000002




● 사고가 들이닥쳤을 때… 뒷좌석 카시트는 괜찮습니까?



10년 가까이 운전 하면서 가장 아찔했던 일을 지난해에 경험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끝단에서 잠원고가차도로 빠지는 길. 앞서서 빠진 차가 비상등을 미리 켜지도 않고 갑작스레 차를 세웠습니다.

과속을 하지도 한눈을 팔지도 않고 있었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앞차가 정차하고 나니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급히 제동해서 차를 세우면 설혹 추돌하더라도 크게 다칠 사고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았는데 당연히 확신할 순 없었습니다.

그때 머리를 스친 생각은 뒷좌석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카시트 안전벨트를 얼마나 잘 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차에 영·유아가 탄다면 카시트를 잘 장착하고 아이들이 싫어해도 카시트 안전벨트를 잘 채우는 것은 운전자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량의 어린이 충돌 안전성 평가는 카시트를 이용해 이뤄진다.



하지만 카시트 안전벨트의 어깨 부분을 제대로, 강하게 조일 수 있느냐는 문제에서는 때때로 카시트를 불편해하는 아이들과 타협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느슨하게 안전벨트를 채워놓으면 아이들이 팔을 빼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차는 생각보다 빨리 가까워졌습니다. 직전에 옆 차선을 살폈을 때 바로 옆과 앞에는 차가 없었고 오른쪽 뒤쪽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있었던 상황을 생각하면서 가속 페달을 밟으며 오른쪽 차선으로 차를 틀어서 사고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앞 차의 운전자는 길을 잘못 빠졌다는 생각으로 차를 세웠겠지만 운전은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누구의 잘못이 크건 간에 사고가 나면 저와 가족들 역시 작지 않은 피해를 입게 됩니다. 결국 나의 안전은 내가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사고를 피했고 카시트도 비교적 잘 채워놨다는 것을 나중에 눈으로 확인은 했지만, 그때의 경험 이후로는 ‘카시트 안전벨트는 강하게 체결한다’는 원칙을 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고에 준하는 급제동이나 실제 추돌 사고가 벌어지면 막연하게 ‘카시트에 앉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아이들이 안전해 질 수 없다는 것을 아찔한 경험으로 직접 느꼈기 때문입니다.


● “카시트, 제대로 설치할 수 있다면 아이소픽스 아니어도 무관”



이런 카시트 안전 문제와 오착용 문제 등에 대해서 완성차 제조사에 문의를 해봤습니다만… 쉽게 답을 얻기는 어려웠습니다.

완성차 기업은 직접 카시트를 생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고와 안전은 상당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안전에 대한 문제는 누구도 쉽사리 책임질 수 없습니다. ‘이 정도면 안전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문제들은 결국 현대차의 사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지금은 별도로 분사한 카시트·유아용품 기업 ‘폴레드’를 통해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안전에 대한 취재는 저 역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이 공식적인 충돌 안전 테스트를 할 때 폴레드의 카시트를 이용하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검증된 곳으로 판단하고 카시트에 대한 의문을 직접 물어 봤습니다.

이 폴레드 측에서 거듭 강조한 것이 바로 ‘카시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정확하게 이용하느냐란 문제’라는 점이었습니다.

정확한 이용은 크게 보면 카시트 장착과 카시트 안전벨트 착용 두 가지인데요.

차량 안전벨트를 이용하지 않고 차량 구조물에 직접 카시트를 고정하는 ‘아이소픽스(ISOFIX)’ 방식에 대한 의견은 카시트 장착 문제와 연결됩니다.


차량의 구조물에 직접 카시트를 연결하는 ‘아이소픽스’ 방식의 카시트를 장착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차량 사용설명서.



차량의 안전벨트를 이용해서 고정하는 카시트와 아이소픽스 방식 모두 “제대로만 이용한다면 카시트 안전 확보에 충분하다”는 것이 폴레드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소픽스 같은 기술은 왜 도입된 것일까요. 안전벨트를 이용해서 고정하는 카시트는 그동안 오장착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합니다.

차량 안전벨트를 이용하는 카시트는 통계에 따라서는 제대로 장착한 경우가 30%에 불과할 정도로 오장착 비율이 높은 반면 아이소픽스는 90% 이상이 제대로 장착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장착하기 편리할뿐더러 정확하게 장착했는지 여부를 이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 아이소픽스의 장점입니다.

아이소픽스 방식이 아니라 안전벨트를 이용하는 카시트를 쓰는 경우에는 사용설명서의 지침에 따라서 정확하게 장착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절반 가까이는 안전벨트 제대로 안 채우는 것으로 판단”



저의 아찔한 경험을 먼저 말씀드린 것은 카시트 안전벨트 착용 측면에서 실제 이용자들이 카시트의 안전벨트를 제대로 안 채우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폴레드에서도 보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영·유아용 카시트가 주로 활용하는 5점식 안전벨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안전벨트, 특히 어깨벨트 부분인데요.

카시트 구매 고객들의 사진이 포함된 후기 등을 통해서 분석한 바로는 △느슨한 착용 △한 팔만 착용 △두 팔 다 미착용 등의 오착용 사례가 많게는 50%에 이른다고 합니다.

카시트 안전벨트를 제대로 착용한 모습과 잘못 착용한 모습의 예시. 왼쪽부터 정상착용, 느슨한 착용, 한 팔만 착용, 두 팔 다 미착용 사례. 폴레드 제공



이런 상태로 사고가 나게 된다면 벨트는 아이의 상반신을 제대로 잡아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사고 시에 큰 힘으로 아이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머리, 목, 가슴 부위에 큰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강한 충돌에서는 카시트에서 아이가 튕겨져 나오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깨벨트를 지나치게 느슨하게 착용하거나 아이가 아예 두 팔을 다 빼버린 상황을 가정하면 사고 시에 실제로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여기에 대한 폴레드 측의 답변은 “어깨를 완전히 뺀 상황 등은 계측이 힘들기 때문에 심각한 오착용 상황에서의 사고 관련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카시트를 제대로 이용했을 때보다는 카시트나 안전벨트를 아예 이용하지 않은 경우에 훨씬 가까운 결과가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였습니다.

카시트에 앉힌다고 해서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고 정확하게 장착하고 안전벨트를 제대로 채워야 성인이 안전벨트를 착용한 것과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실제 충돌안전 테스트에서는 ‘완전밀착’ 상태로 실험”



현대차를 비롯한 제조사들의 충돌 실험에서 ‘더미’라고 불리는 인체 모형을 활용합니다. 어린이 충돌안전 평가를 위해서는 국내와 유럽에서 모두 6세와 10세 기준의 더미로 테스트가 이뤄집니다.

6세 어린이 모형의 경우 카시트에 앉히고 5점식 안전벨트를 채울 때 200N(뉴턴)의 힘으로 잡아당겨서 어깨벨트를 고정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어린이 모형을 카시트에 최대한 밀착시켜서 충돌 안전도를 테스트한다는 것인데요.

이건 결국 소비자들이 여러 종류의 차량 안전도 테스트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수준의 안전성을 누리려면 상당히 강하게 어깨벨트를 조여야 한다는 뜻이겠습니다.


제네시스 G80의 어린이 충돌 안전 평가 결과.


이런 점 때문에 카시트 제조사에서는 사고 위험을 감지했을 때 카시트의 안전벨트를 미리 조이는 기술 개발에 나서기도 합니다.

폴레드에 따르면 위험 상황을 인지했을 때 안전벨트를 조이는 기술(프리 세이프)을 최초로 적용한 카시트로 실제 충돌 테스트를 했을 때 머리는 33%, 가슴은 21%가량 상해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고 위험을 감지했을 때 다른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고 안전벨트를 강하게 조인다는 신기술 개발 방향은 결국 ‘카시트의 좋고 나쁨보다는 얼마나 잘 체결·착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보여주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 “안전벨트 밀착은 타협 불가… 뒤보기는 오래할수록 좋아”



카시트의 안전벨트를 제대로 조이긴 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너무 싫어하고…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은 없을까요.

이 문제는 뾰족한 답이 잘 안 보입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카시트 안전벨트를 제대로 채우는 문제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점을 계속 인식시키는 것 말고는 뚜렷한 대안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의 부모님들이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이 문제에서 다소 관대하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아직은 카시트 문화가 덜 정착된 것에 따른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뒤보기 카시트의 경우 만 1세까지의 이용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신체 사이즈에 맞는 카시트로, 더 오랫동안 뒤보기를 할 수만 있다면 계속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크면서 뒤보기를 싫어하는 것이 문제일 뿐, 영·유아를 사고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에 뒤보기가 더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노르웨이에서는 역방향 카시트 적용 범위를 넓히는 정책으로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를 줄인 사례(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191016/97895376/1)가 있습니다.


노르웨이에서는 ‘역방향 카시트’에 앉혀진 어린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노르웨이의 교통안전 관련 비정부기구 관계자는 노르웨이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역방향 카시트를 꼽았다. 트뤼그 트라피크 제공



일반적인 형태의 카시트를 사용할 연령이 지난 다음에 쓰게 되는 ‘부스터 카시트’의 경우 차량의 안전벨트가 아이의 목을 지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고 시에 고정되는 안전벨트가 탑승자의 목 위를 지난다면 상반신을 고정시켜서 보호해 주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목이 앞으로 꺾이는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안전벨트가 아이의 목이 아니라 어깨와 가슴을 지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부스터 카시트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부스터 카시트 제품의 예시와 착용 방식. 폴레드 제공


2019년 1월부터 최근까지 2년 반 동안 자동차 분야를 취재했고 지난해 5월 23일부터는 주말마다 휴일차담을 연재했습니다.

휴일차담은 오늘 마지막 편까지 모두 50개의 이야기로 독자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자동차 분야의 다채로운 측면을 최대한 충실한 이야기로 매주 독자 여러분께 들려드린다는 것이 목표였는데 마음처럼 잘 해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 여러분들께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기에 그동안 이야기를 계속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카시트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은 막을 내리지만 앞으로도 동아일보에서는 자동차와 자동차 산업에 대한 더 좋은 기사들을 만나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새롭게 취재하게 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좋은 기사와 이야기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휴일차담에 과분한 호응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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