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가석방 후 잰걸음…삼성 반도체·배터리 사업 탄력 받나

뉴스1

입력 2021-08-14 06:42 수정 2021-08-1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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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 EUV(극자외선)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1.1.4/뉴스1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가석방됨에 따라 삼성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사업은 글로벌 패권 다툼이 치열해 이 부회장의 역할이 크게 기대되는 분야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과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에서 보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 등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에서 기대되는 부분은 시스템 반도체 역량 강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4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사업인 만큼 과감한 의사결정이 중요한데,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보다 구체적인 시스템 반도체 관련 사업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사업 중 하나인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추가 건설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 간 정상회담 과정에서 미국에서 텍사스 오스틴에 이은 2번째 파운드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당시 170억달러(약 19조8600억원)를 들여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는데, 공장 건설 지역과 시기 등 세부 내용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조만간 확정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이 부회장은 수감되기 전에도 평택 공장 파운드리 장비 반입식에 참석하고, 유럽 출장길에는 네덜란드의 EUV(극자외선) 장비업체인 ASML과 미팅을 하는 활발한 모습을 보였기에 이번 가석방으로 파운드리 반도체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만 TSMC를 추격하면서 후발 주자인 미국 인텔의 도전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전략과 판단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SDI의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도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에서 덕 더빈 일리노이주 상원의원과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삼성SDI는 더빈 의원과 일리노이주 공장 설립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현재 삼성SDI는 미국 현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기 위해 여러 지역을 물색 중이다. 일리노이주는 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공장이 자리하고 있어 유력한 공장 설립 지역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리비안 뿐만 아니라 세계 4위 전기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도 배터리 공급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배터리 공장 투자·배터리 공급과 관련해 이 부회장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사면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분명히 총수로서의 역할이 기대돼 긍정 평가한다”며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서 삼성의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고, 특히 반도체 글로벌 동맹에서 총수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이 부회장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13일 가석방 직후 자택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근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부문 경영진을 만나 현안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7일간 수감 생활을 마치고 체중이 12kg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이날 출소 후 재택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출소 후 바로 현안 점검에 나서는 ‘정공법’을 택한 만큼 반도체와 스마트폰, 배터리 등 삼성의 주력 사업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나올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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