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합정동, 서울 新 갤러리존으로 뜨다

김태언 기자

입력 2021-08-13 03:00 수정 2021-08-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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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 갤러리 위주 서교-합정동 한국화랑協 가입 갤러리 3곳 포함
최근 3년새 상업갤러리 20개 개관
홍대 등 젊고 세련된 지역문화 영향… 젊은 작가-MZ세대 끌어들여
역동적 기획전… 데이트코스로도 인기



서울 종로구 인사동과 삼청동, 평창동, 강남구 청담동, 용산구 한남동…. 주요 화랑가로 꼽히는 지역들이다. 이제 이 리스트에 마포구 서교동과 합정동을 추가해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신생 갤러리들이 두 곳에 속속 들어서고 있어서다.

갤러리초이
본래 서교동, 합정동에는 갤러리 ‘대안공간 루프’를 비롯한 대안공간 성격의 갤러리들이 터를 잡고 있었다. 대안공간이란 미술관과 화랑의 권위주의와 상업주의에서 벗어난 비영리 전시공간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2, 3년 새 상업 갤러리들이 이곳에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두 지역에 위치한 갤러리는 약 20개로 이 중 한국화랑협회에 가입된 곳은 인사갤러리, 리서울 갤러리, 갤러리 초이 등 3개다.

리서울갤러리
최근 상업 갤러리들이 서교동, 합정동에 들어서고 있는 건 교통 요지인 데다 구매력이 있는 젊은 수요층을 끌어들일 수 있어서다. 리서울 갤러리는 9년간 인사동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다 지난해 합정동 메세나폴리스몰로 근거지를 옮겼다. 이전 후 총 13개의 기획전을 열었다. 조운조 리서울 갤러리 대표는 “젊고 세련된 지역문화와 더불어 역동적으로 기획전을 여는 신생 갤러리들이 많아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부터 작품 구매자 중 30대가 늘어 핵심 소비층인 40, 50대의 뒤를 잇고 있다”고 말했다.

누아갤러리
예술인 양성소로 꼽히는 홍익대 근처인 점과 미술 공연 요식 등 문화자산이 풍부하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2013년부터 서울 강남구에서 구하갤러리를 운영한 권도현 대표는 올 5월 서교동 청년주택 근처로 자리를 옮겨 누아갤러리를 개관했다. 작가들과의 접점이 많은 게 이유였다. 권 대표는 “개관전에 참여한 이훈상 조각가도 이곳으로 이전한 후 만난 작가다. 미술 전공자나 작가들이 홍대 부근에 많이 거주해 전시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문을 열고 12번의 전시를 개최한 스페이스 자모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춘임 스페이스 자모 큐레이터는 “홍대는 ‘젊은 예술의 거리’로서의 의미가 존재하는 곳”이라며 “기성 작가보다 젊은 예술가와의 협업을 추구하는 데 적합한 장소”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자모
관람객들도 젊은층의 비율이 높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서교동과 합정동 갤러리들이 데이트코스로 종종 언급된다. 문화예술업체 트라아트가 운영하는 전시공간 ‘빈칸’이 대표적이다. 트라아트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새로운 미술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합정동의 빈칸을 비롯해 서울시내 3곳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10∼30대 관람객들이 다수다. 문교빈 트라아트 대표는 “합정동은 전시 형식을 탈피한 다양한 퍼포먼스와 파티, 융합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20대 초중반 관람객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갤러리들이 몰려 있는 인사동에 비해 서교동이나 합정동 화랑가는 갤러리들이 서로 떨어져 있다. 이에 따라 관람객들의 동선을 최대한 확장하기 위해 화랑협회 소속 갤러리를 주축으로 8곳이 연합 행사를 준비 중이다. 최재홍 갤러리 초이 대표는 “내년 봄을 목표로 최근 자취를 감춘 인사미술제, 청담미술제처럼 지역 미술축제나 아트 페스티벌을 기획 중”이라며 “합정동 당인리 문화공간이 조성되면 합정·서교동이 미술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인리 문화공간은 내년에 착공돼 2024년 개관할 예정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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