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경험 있는 여성이 더 위험… 생리통-과다월경 등 증상 동반

홍은심 기자

입력 2021-08-11 03:00 수정 2021-08-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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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유발 자궁질환 <3>자궁선근증

방치하면 난임을 유발할 수 있는 여성 자궁질환 마지막 주제는 자궁선근증이다. 자궁선근증은 극심한 생리통과 생리과다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백이선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
자궁선근증은 자궁 근육층에 자궁내막이 침투해 자궁을 부풀게 하는 질환이다. 생리를 할 때마다 정상 내막과 동일하게 부풀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자궁을 딱딱하게 만들거나 극심한 통증과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30대 후반부터 40대에 발병률이 가장 높으며 유산·낙태 수술, 자궁 질환 수술, 제왕 절개 수술 후 자궁내막손상과 후유증, 회복부진 등이 자궁선근증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자궁선근증과 난임의 연관성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궁선근증 크기가 5∼6cm이상이거나 생리통, 과다월경, 부정출혈 등이 심해지면 임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난임을 유발하는 여성 자궁질환, 마지막 주제는 ‘자궁선근증’이다. 백이선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에게 물었다.

자궁선근증이란…

자궁에 생기는 양성 질환이다.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근층 내로 침투해 자궁의 성장을 촉진하면서 자궁의 크기가 커진다. 다수에서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이 동반돼 나타난다. 증상이 비슷해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이 혼동되기도 하는데 자궁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세포에서 발생돼 자라나는 양성종양으로 조직학적으로 다르다. 자궁근종은 상대적으로 병변의 경계가 명확한 반면 자궁선근증은 자궁이 전반적으로 커지는 양상으로 관찰된다.

발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자궁선근증은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로 확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를 포함한 정확한 유병률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의 보고에 따르면 자궁선근증은 여성의 20∼35%에서 관찰되며 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나는데 40대 이전에는 10명 중 2명 정도, 40∼50대에서는 10명 중 6∼7명 정도에서 발견되고 있다. 대개 출산하지 않았던 사람보다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초경이 빠른 경우 짧은 월경주기를 가진 여성에게서 위험성이 크다.

자궁선근증은 왜 생기나…

자궁선근증의 발병기전은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몇 가지 가설이 있는데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내막층과 자궁근층을 구분하는 접합부를 통과해 자궁근층으로 침투하게 된다는 것과 발생학적으로 자궁근층의 조직이 변형돼 새롭게 병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

자궁선근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생리과다, 생리통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골반통, 성교통, 장기적 질출혈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증상은 생리 전후에 나타나는데 더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자궁선근증이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자궁선근증은 체외수정, 임신, 출생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유산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 조산과 양막 조기 파열과 같은 산과적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자궁선근증에 의한 자궁-난관의 기능저하와 자궁내막 기능의 변화, 자궁구조의 변화가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궁선근증 진단은 어떻게 하나.

자궁선근증은 대부분 임상적으로 진단된다. 확진은 자궁절제수술 이후 조직학적 확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수술 전에는 자궁선근증의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진료 시 생리 과다나 생리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서 내진상 자궁이 커져 있거나 영상검사를 통해 자궁선근증을 의심하고 잠정적으로 진단하게 된다.

치료는…

치료방법 선택은 환자의 나이와 향후 임신계획 여부에 따라 수술적·비수술적 치료로 나눠진다. 자궁선근증 증상 완화를 위해 유용한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생식샘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작용제가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효과는 제한적이며 자궁선근증의 병변이나 재발을 막을 수는 없다. 생식샘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작용제는 난소기능을 억제시켜 자궁선근증 병변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방법으로 보통 4주간격으로 3∼6회 주사한다. 치료기간동안 폐경유사 증상과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나며 골소실의 가능성이 있어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다. 경구피임제도 있다. 자궁선근증의 진행을 줄일 수 있고 통증 등 증상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사용기간 중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런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임신계획이 없다면 전자궁 적출술이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치료방법이다. 임신계획이 있지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 시 병변만 절제하는 선근종 절제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자궁선근증의 경우 자궁근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상 자궁근층과 경계가 불분명해 수술이 어렵고 효과도 제한적이어서 선택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자궁 내막 소작술 및 고강도초음파집속술(HIFU) 등도 선택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 자궁선근증의 수술적 치료인 전자궁 적출술과 관련해서는 수술과 관련된 일반적인 합병증과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점 이외에 자궁이 없어서 생기는 기능적 합병증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치료 후 재발률은?

자궁선근증은 분만을 경험한 40∼50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가임기, 폐경기 여성들에게서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다. 난임, 만성골반통, 질출혈이 심할 경우 빈혈에 의한 증상과 같은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필요시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악성질환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관리를 하지 않으면 증상의 악화가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아직까지 특별한 예방법도 없어 정기적인 검진과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생리통이 심해지며 생리과다 등의 증상을 느끼지만 검사와 치료 없이 병을 키우기도 한다. 자궁선근증 다수에서는 자궁근종, 자궁내막증식증, 자궁내막증 등 다른 부인과질환과 동반되기 때문에 방치시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어 조기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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