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홀서 ‘데큐플 보기’ 세상에 끌어낸 김시우

이헌재 기자

입력 2021-08-10 03:00 수정 2021-08-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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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뜨려 6번째 시도끝에 탈출
기준 타수보다 10타 더 쳐 진기록
PGA 통계 만든 1983년 이후 처음



주말 골퍼들이 파3홀에서 기록할 수 있는 최악의 스코어는 트리플 보기다. 일명 ‘양 파’까지만 적기 때문이다. 파4홀에서는 쿼드러플 보기, 파5홀은 퀸튜플 보기가 한계다.

프로의 세계는 홀 아웃을 할 때까지 센다. 그러면 기준 타수보다 10타를 더 치는 것은 뭐라고 부를까. 정답은 이름도 생소한 데큐플 보기(decuple bogey)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시우(26·사진)가 좀처럼 나오기 힘든 그 스코어를 남겼다.

김시우는 9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근교 TPC 사우스 윈드(파70)에서 열린 특급대회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 11번홀(파3)에서 무려 10타를 잃었다. 아일랜드 홀인 이 홀에서 김시우는 티샷을 물에 빠뜨렸고, 드롭존에서 친 2∼5번째 샷도 모두 물에 빠뜨렸다. 여섯 번째 시도 만에 겨우 온 그린을 시켰고, 투 퍼트로 홀 아웃을 할 수 있었다. 스코어 카드에는 ‘13’을 적어 넣었다. PGA투어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3년 이후 일반 투어 대회 파3홀 최다 타수 기록이다.

김시우는 나머지 17개 홀에서는 버디 6개에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곁들이는 평소다운 경기를 했지만 8오버파 78타를 제출해야 했다. 김시우는 최종 합계 13오버파 293타로 경기를 마친 65명 중 최하위에 자리했다.

김시우는 경기 후 “내가 오늘 파3홀에서 최다 타수 신기록을 세웠다”는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 속에서 김시우는 ‘파3홀 최다 타수 기록’을 의미하는 손가락 3개를 펴들었고, 동행한 케빈 나는 손가락 4개를 펴들었다. 케빈 나는 2011년 발레로 텍사스 오픈 1라운드 9번홀(파4)에서 16타 만에 홀 아웃하며 듀오 데큐플 보기를 기록한 바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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