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령 시기 언제가 좋을까[최재산의 노후대비 금퇴설계]

최재산 신한PWM 여의도센터 PB팀장

입력 2021-08-09 03:00 수정 2021-08-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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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산 신한PWM 여의도센터 PB팀장

1988년 시작된 국민연금은 노후의 가장 핵심적인 연금으로 꼽힌다. 공적연금인 만큼 납부액보다 수령액이 더 많고,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것도 장점이다. 지금까지는 국민연금 시작 후 얼마 납부하지 못한 채 연금을 수령하게 된 이들이 상당수라 가입기간 부족으로 평균 지급액이 50만 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30년 이상 국민연금을 납입한 이들이 연금 수령을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는 추세다. 올 3월 기준 국민연금 최고 수령액은 228만 원에 달했다. 국민연금을 성실히 납부해 연금 수령액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연금 수령 시기와 방식이다. 국민연금을 받기 전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정리했다.


○ 오래 수령하려면 늦게 받아야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해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가입기간이 10년이 되지 않았다면 일시금으로 받아야 되는데, 만일 추가납부제도를 통해 10년 이상으로 가입기간을 늘리면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당초 연금 수령은 만 60세 생일이 있는 달부터 가능했지만 1953년생 이후부터는 상향 조정됐다. 예컨대 1965∼1968년생은 만 64세부터 수령 가능하며, 1969년 이후 출생자는 만 65세부터 해당된다.

만일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5년 정도 앞둔 상황이라면 언제부터 연금을 받을지 시기를 고려해봐야 한다. 현재 정해진 수령 시기보다 최대 5년가량 앞당겨 연금을 받는 방식(조기노령연금)과 5년 늦춰 받는 방식(연기연금제도)이 있는데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월 수령액이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조기노령연금의 경우 소득이 있는 업종에 종사하면서 국민연금에서 공시한 월 소득액(2021년 기준 253만9734원) 기준보다 높은 수입을 얻는 경우 신청이 불가능하다.

현재 만 60세인 1961년생 A 씨의 예를 들어보자. A 씨와 같은 1961∼1964년생은 만 63세부터 국민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그가 정상적으로 지급받을 때 80만 원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미리 받을 경우 원래 받을 금액보다 1년에 6%씩 하락해 최대 30%를 적게 받게 된다. 예컨대 A 씨가 5년 빠른 57세에 국민연금 수령을 시작하면 56만 원을 받는다. 반대로 늦게 받는다면 원래 받을 금액보다 매년 7.2%씩 증가해 최대 36%를 더 받을 수 있다. 즉 A 씨가 63세가 아닌 67세에 연금 수령을 시작하면 월 108만8000원을 받는 것이다.

정답은 없다. 확실한 건 오랜 기간 수령을 원한다면 제때 받거나 늦게 받는 것이 유리하고, 다소 일찍 사망할 것 같다면 미리 수령하는 게 낫다는 것 정도다. 조기연금을 5년 먼저 수령한 사람과 제때 받는 사람을 비교해보면 약 13∼14년 후엔 제때 수령하는 사람이 유리하다. 위의 A 씨의 경우 만 63세부터 13년이 지나면 만 76세가 되는데 그 이후에도 계속 연금을 받는다면 조기연금 수령이 오히려 불리하다고 보면 된다.


○ 소득 많다면 늦춰도 좋아


국민연금에서 정한 기준 월 소득액보다 많은 소득을 신고하고 있다면 수령을 미루는 연기연금도 고려해볼 만하다. 연금 개시 시점에 소득이 많으면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줄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월 350만 원 상당의 소득을 신고하고 있다면 올해 기준 금액(253만9734원)에서 100만 원 정도 초과해 5만 원 정도 감액된다. 특히 소득이 400만 원 이상 초과할 경우 월 감액금액이 50만 원 이상이다. 다만 감액은 연금 개시 후 5년까지만 적용되고, 이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최근 비단 맞벌이뿐만 아니라 소득이 없는 배우자 역시 임의가입을 통해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부가 함께 가입하면 손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배우자 사망 시 지급되는 유족연금에 대한 오해에서 나온 듯하다. 국민연금 가입 및 수급자가 사망했을 때 유족에게 지급되는 유족연금은, 기본 연금 수령액에 가입기간별 40∼60%의 일정 비율을 적용해 금액을 산정한다.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이면 40%, 10년 이상 20년 미만은 50%, 20년 이상은 60%가 적용된다.

만일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을 수령하던 중 배우자 한 명이 사망하면 국민연금 중복급여 조정 조건에 따라 남은 배우자는 ‘사망한 배우자의 유족연금’ 혹은 ‘본인연금+유족연금의 30%’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편이 100만 원, 아내가 30만 원의 연금을 받던 중 남편이 사망하면 그 유족연금(100만 원×가입기간 20년 이상일 경우 60%=60만 원)을 받는 게 아내 연금에 유족연금의 30%를 더한 액수(30만 원+60만 원×30%=48만 원)보다 많기 때문에 유족연금을 선택할 것이다. 이 때문에 연금 수령액이 높은 배우자가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는 “어차피 유족연금만 받을 건데, 본인 것까지 괜히 납입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망했을 경우의 문제이며 부부가 오랜 기간 생활할 것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을 가입해 월 연금액을 올리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국민연금도 연말정산을 한다. 국민연금 수령 시 연금액은 국민연금공단이 정한 간이 세액표에 의해 매월 원천징수가 된다. 연말정산 후 돌려받는 부분이나 추가 납부해야 할 금액은 이듬해 1월 국민연금에 반영돼 지급된다. 2002년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2002년 이후 납입한 연금액은 당시 소득공제를 받았기 때문에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에 대한 과세를 하지만, 2002년 전에 납입한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수령액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또 2002년 이후 납입분에 대한 과세 대상 연금수령액은 연 770만 원까지는 결정세액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초과되는 부분만 세금과 관련이 있다.


최재산 신한PWM 여의도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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