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도 되는 ‘중개형 ISA’ 열풍… 한달 25만개씩 늘어

박민우 기자

입력 2021-08-09 03:00 수정 2021-08-1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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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증시 투자 가능 상품 나온 뒤
삼성 등 8개 증권사 계좌 123만개
주가 차익 비과세 방침에 더 인기
가입자 중 2030세대가 절반 차지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올해 2월 증권사를 찾아 ‘투자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새로 만들었다. 4년 전 은행에서 가입한 신탁형 ISA를 없애고 갈아타기를 한 것이다. 중개형 ISA는 기존 상품과 달리 국내 주식을 담을 수 있는 데다 후년부터 전면 비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김 씨는 “ISA가 만능통장이라고 해서 일찌감치 가입했지만 4년간 큰 수익을 내지 못했다. 중개형으로 갈아탄 뒤 5개월 새 30%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올 2월 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가 새롭게 등장한 뒤 은행권에서 증권사로 가입자들이 옮겨가는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식 투자에 관심 많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중개형 ISA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 중개형 ISA, 매달 25만 개씩 ‘폭풍 성장’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8개 증권사(삼성 NH투자 KB 한국투자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교보 하나금융투자)에서 개설된 중개형 ISA는 총 123만2069개로 집계됐다. 3월 말(23만2121개) 이후 매달 평균 25만 개씩 불어난 셈이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중개형 ISA에서 발생하는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전면 비과세하겠다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자 계좌는 한 달 새 34만 개 넘게 늘었다.

반면 기존 은행권 ISA 가입자는 3월 말(155만1148명) 이후 매달 감소세를 보이며 6월 말(99만4919명) 현재 10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ISA는 은퇴 이전 자산을 불리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데 안전 상품 위주로 투자하는 신탁형이나 일임형은 한계가 있다는 투자자의 인식이 커졌다”며 “특히 주식 매매차익 비과세라는 강력한 인센티브 때문에 중개형으로 갈아타는 투자자가 많다”고 했다.

○ 가입자 절반이 MZ세대…“하반기 고배당주 담는 게 좋아”
특히 재테크에 민감한 20, 30대가 중개형 ISA를 많이 만들었다. 지난달 말 기준 중개형 ISA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삼성증권(50만8088개)과 NH투자증권(33만1555개)에서 20, 30대 가입자 비중은 각각 43.02%, 50.40%였다. 특히 NH투자증권의 20대 가입자는 28.25%(9만570명)로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3월 이후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면서 일부 중개형 ISA의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밑돌고 있다. NH투자증권에 개설된 중개형 ISA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말 현재 ―1.43%로 분석됐다. 투자자별로 ISA에 어떤 금융상품과 주식 종목을 담느냐에 따라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부 부부장은 “중개형 ISA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3분기(7∼9월)부터는 조정장을 염두에 두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은행주 등 고배당주를 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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