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대리운전’ 진입 노리는 카카오…업계 “골목상권 침해” 반발
김도형 기자 , 지민구 기자
입력 2021-08-04 14:55 수정 2021-08-04 15:19
전화통화로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는 이른바 ‘전화콜’ 시장에 카카오가 진입하려 하자 대리운전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가 모바일 앱으로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는 기존 사업을 뛰어넘어 전화콜 사업까지 진입하는 것은 일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4일 대리운전 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인 CMNP는 최근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 법인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하고 1577 대리운전 서비스를 넘겨받았다. ‘1577 대리운전’은 전화콜 업계 1위 서비스였기 때문에 기존 대리운전 업계는 카카오가 전화콜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리운전 업계는 2016년에 이미 ‘카카오T’를 통해 모바일 앱 대리호출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가 전화콜 시장에 뛰어들지만 않으면 공존이 가능할 것으로 봐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전을 기준으로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하루 평균 30만 콜, 연간 3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은 20% 정도에 그치고 전화로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전화콜이 여전히 80%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20·30대의 젊은 운전자와 여성 운전자는 카카오 모바일 콜에 대한 선호가 크지만 40대 이상에서는 여전히 전화콜을 주로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최근 카카오가 직접 전화콜 시장에 진입하기로 하면서 결국 전국 수천 곳의 소규모 대리운전회사 운영자와 전화콜 상담원 등이 생계를 위협받게 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내비게이션 앱 ‘T맵’에서 ‘1800-0030’이라는 전화번호를 이용해 전화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려는 움직임 역시 대리운전 업계가 반발하는 대목이다.
장유진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회장은 “카카오가 직접 전화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가 배달콜 사업을 넘어서 우량 배달음식점을 직접 인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플랫폼의 사업 혁신이 아니라 자본의 골목상권 침탈”이라고 주장했다. 대리운전총연합회는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대리운전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전화 대리업체 코리아드라이브와 안정적인 협력 모델을 운영해보고자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일부 지분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라며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고 전화콜 시장의 만족도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dodo@donga.com·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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