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잡히면 소비 폭발?…딜레마 빠진 밥상 물가

뉴스1

입력 2021-08-04 11:01 수정 2021-08-0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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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8.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소비자물가지수가 4개월째 2%대를 기록하며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가 2분기보다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방심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오름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정시 억눌렸던 수요 폭발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4차 유행이 꺾이지 않으면 소비 위축을, 그 반대의 경우엔 밥상물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이는 두 달 만에 올해 최고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9.6% 올랐다.

특히 달걀이 57% 급등해 2017년 7월 64.8% 오른 뒤 4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보였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만 2억개가 넘는 달걀을 수입했지만 가격안정 효과가 크지 않자 8월과 9월에도 각 1억개씩을 수입할 계획을 밝혔다.

마늘(45.9%), 고춧가루(34.4%) 등도 많이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7.3% 오르며 작년 1월(4.1%)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돼지고기(9.9%)와 국산쇠고기(7.7%), 닭고기(7.5%) 등 고기류도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공업제품은 2.8% 상승했다. 공업제품 중 빵(5.9%) 등 가공식품 물가는 1.9% 올랐다.

가공식품 가격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오르고 있다. 여기다 우유 원재료인 원유(原乳) 가격 인상으로 우유뿐 아니라 우유가 들어가는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제품가격 인상도 예고된다.

농산물 가격 상승이 재료비에 미친 영향으로 외식물가도 2.5% 뛰었다. 2019년 2월 2.9%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에 농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상승을 유발하는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하반기 첫달인 7월에도 2%대 중후반 상승률이 나타난데 대해 여전히 인플레이션 가능성엔 선을 긋고 있다. 지난달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등으로 축산물 오름세가 다시 확대됐지만,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2분기(2.5%)보다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분간 물가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엔 추석 때까지 물가가 오른 바 있어 전년동월대비로 보면 올해 7월엔 비슷하거나 약간 높아져야 하는 수준인데, (2.6% 상승은) 너무 높다”며 “그동안은 공급쪽 요인이 컸다면 하반기엔 수요쪽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까지는 곡물, 원자재 가격 등이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면 하반기엔 11월 집단면역 등으로 여행 등 수요가 회복돼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상봉 교수는 “국제가격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니고, 하반기에도 호전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가 지금은 가시화되고 있어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이 줄어들 것 같지 않다”며 “백신으로 코로나19가 안정되면 물가상승 압력이 굉장히 높아질 거고, 그렇지 않으면 경기가 침체돼 물가가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이 추석 전 지급되며 물가를 더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식 교수는 “재정지출을 늘리면 추석 수요 상승과 맞물려 물가를 높이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본다”고 언급했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가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김정식 교수는 “인건비 상승은 물가뿐 아니라 부동산 분양가 같은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반면 김상봉 교수는 “인건비 상승은 공급측 요인으로 직접적으로 장바구니 물가와 연결되긴 힘들다”며 “예를 들어 서비스업 같은 경우 고용을 안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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