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인줄 알았던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로 변신 중

뉴시스

입력 2021-08-04 07:05 수정 2021-08-0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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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놈앤컴퍼니, 면역항암제 GEN-001 2상 신청
쎌바이오텍, 대장암 치료제 1상 신청
항암제 등 개발 중인 천랩, CJ에 지분 인수



몸 속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활발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몸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의미한다. 세균, 고세균, 원생생물, 균류 및 바이러스가 포함된다.

장내 유산균 중심의 건강기능식품으로 많이 쓰이지만 치료 목적의 의약품 개발도 임상시험 궤도에 올랐다.

항암제 분야에선 지놈앤컴퍼니가 지난달 30일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GEN-001’의 국내 임상 2상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L1이란 단백질이 양성인 진행성 위·위식도 접합부 선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면역항암제 ‘아벨루맙’(머크·화이자)과 같이 투여해보는 임상이다.

GEN-001은 마이크로바이옴의 단일 균주를 주성분으로 하는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다. 미국 FDA에서도 작년 4월 임상 1·1b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PD-1, PD-L1 등을 표적하는 기존 면역항암제와 달리 ‘GICP-104’라는 이 회사의 자체 발굴 단백질을 억제하는 신규 타깃 면역항암제(GENA-104·GENA-105)도 개발 중이다.

유산균 ‘듀오락’으로 유명한 쎌바이오텍은 올 3월 대장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PP-P8’ 1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PP-P8은 한국인의 대장에 서식하는 김치유산균을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김치 유산균인 페디오코커스 펜토사세우스 특허 균주에 락토바실러스 람노수스에서 유래된 P8이라는 항암 단백질이 분비하게 만든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이다.

앞선 전임상에서 마우스와 영장류를 통해 단백질 P8의 대장암 세포 억제 효과를 확인하고 독성·부작용에 대한 안전성도 확인했다.
CJ제일제당이 983억원에 지분 인수키로 한 천랩은 간암·대장암 면역항암제의 전임상에서 항암 효능을 확인했다.

업계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인체 미생물을 주원료로 활용해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1개 약물의 단독 사용보단 다른 약물과의 병용이 많은 항암치료에서 부작용 부담이 적어 병용 치료도 비교적 용이하다는 것이다.

항암제 외에도 고바이오랩이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KBL697은 미국 2a상을 승인받았다. 지놈앤컴퍼니의 자회사 사이오토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5월 미국 FDA에서 SB-121의 뇌질환 1상을 승인받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은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지만 유산균 유래 천연 단백질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고농도 투여 및 장기적 사용으로 부작용이 따르는 합성화합물 항암제의 단점을 극복하는 데 도움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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