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김밥 사면 한정판 스니커즈…‘리셀가 10배’ 재연될까

뉴시스

입력 2021-08-03 14:26 수정 2021-08-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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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무신사 솔드아웃, 리셀 겨냥한 프로모션
Z세대 중고거래 관련 소셜 언급량 3년새 149%↑
디올 조던 운동화, 작년 300만원→리셀 1000만원



300만원에 산 운동화가 1200만원에 팔린다. 지난해 나이키와 디올이 만든 ‘에어 조던1 하이 OG 디올 리미티드 에디션’의 예다. 물건을 사서 중고로 되파는 ‘리셀(resell)’이 재테크 수단이 된 사례였다.

3일 편의점 이마트24는 무신사가 만든 ‘솔드아웃’과 손잡고 최고 100만원 상당의 스니커즈 경품을 내걸었다. 이날부터 31일까지 삼각김밥, 김밥, 샌드위치, 햄버거를 먹고 이마트24 모바일 앱에서 응모하면 추첨 번호를 받을 수 있다. ‘솔드아웃’ 앱에 이를 입력하면 9월10일 무작위 추첨을 통해 최대 50만~100만원 상당 한정판 스니커즈를 경품으로 지급한다.

유통업계에서 ‘리셀’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중고의류 거래 업체 스레드업의 시장조사 결과, 전 세계 리셀 시장 규모는 연 평균 39%씩 성장해 2024년에는 약 72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 리셀 시장 규모는 약 47조원이라고 한다.

중고물품은 첫 구매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다는 통념은 한정판 ‘리셀’ 시장에선 통하지 않는다. 한정판은 적게는 10~20%, 많게는 10~20배까지 웃돈을 받고 되팔수 있다. ‘에어 조던1 하이 OG 디올 리미티드 에디션’의 경우 지난해 정가 300만원이었지만 전 세계에 4700족만 유통된다는 희소성이 특징이다. 포털사이트 중고거래 카페에선 이 제품이 현재까지도 최고가 123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명품도 ‘샤테크(샤넬+재테크)’라 불리며 리셀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직전이던 지난달 1일 샤넬 등 명품 브랜드 가격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백화점 앞엔 개점 전에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목격되기도 했다. 대표 상품인 샤넬 클래식 스몰백은 원가 893만원에 구매할 수 있지만, 리셀가는 최소 9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오르기도 한다.

소비시장의 한 축으로 떠오른 Z세대(1994~2010년생)는 중고거래로 돈을 버는 ‘리셀테크(리셀+재테크)’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한국소비자원이 소셜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바이브컴퍼니의 ‘썸트렌드 비즈(Sometrend Biz)’를 분석한 결과, Z세대의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언급량은 2018년 1183건에서 지난해 2946건으로 두배 넘는 149% 늘었다. ‘리셀테크’와 관련한 소셜데이터 언급량도 같은 기간 1만5247건에서 2만1802건으로 43% 증가했다.

리셀문화가 확산된 원인으로는 Z세대가 힙합 뮤지션의 플렉스(flex, 구하기 어려운 신발이나 옷, 차 등을 자랑하는 것) 문화에 열광한다는 점이 꼽힌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된 요즘은 억눌린 소비 욕구를 분출하는 ‘보복 소비’ 심리도 한몫 거드는 분위기다.

유통업계도 MZ세대를 관통한 ‘리셀’ 문화를 겨냥해 지난해부터 적극 뛰어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말 영등포점에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 ‘아웃 오브 스탁’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4월 서울 압구정동 본점에 프리미엄 리셀링 슈즈 편집샵 ‘스태디엄 굿즈’를 오픈했다. 현대백화점도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손잡고 스니커즈 리셀 전문 ‘브그즈트랩’을 선보였다.

거래가 많아질수록 불공정거래 위험도 높아진다는 지적도 있다. 소비자원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Z세대 소비자 상담 접수 내역을 분석해보니 전자상거래 관련 상담 비중이 이 기간 26.2%에서 42%로 늘었다. 상담 사유로는 청약 철회가 5만5410건(19.8%)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불이행(5만4885건, 19.6%), 품질·A/S(4만9221건, 17.6%) 순이었다. 소비자원은 소셜데이터 내 중고거래 관련 언급량의 상당수도 ‘사기’와 ‘환불’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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