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격 올릴까…원유 가격 인상에 고민 깊어진 유업계

뉴시스

입력 2021-08-02 10:11:00 수정 2021-08-02 10: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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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가격 인상 아이스크림, 빵, 치즈 등 유제품으로 확대 가능성↑
서민 물가 인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제 타격 우려도 제기돼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을 두고 유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낙농가의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우유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인한 타 업종에 미칠 여파와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우려돼서다.

우유 제품 가격이 현실화될 경우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이 이른바 우유 인플레이션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서민들이 주로 찾는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실물 경기는 제자리를 맴돌고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업계가 가격 인상을 두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유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달 1일부터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했다. 원유 가격 인상은 지난해 7월21일 열린 ‘2020 원유가격조정 8차 협상’에서 결정됐다.

원유 가격은 1999년 이전까지는 정부고시가격에 의해 결정됐지만 2013년부터는 원유가격연동제로 결정된다. 2013년에는 원유 가격이 1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인상됐고 2018년에는 1ℓ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0.4%) 올랐다.

원유 가격 인상은 유업계 우유 제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8년 원유 가격이 인상됐을 당시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남양유업은 우유 제품군 가격을 3.6~4.5% 인상한 바 있다. 매일유업은 2013년 이후 제품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을 비롯해 유업계는 8월 원유 인상에 맞춰 주요 제품에 대한 출고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업계 내부에서는 3년전 대비 인상폭이 큰 점을 비롯해 최저임금 인상과 물류비 상승, 우유 판매율 저조로 인한 실적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유 제품 가격 인상폭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가격 인상 카드를 쉽게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제품 가격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에게 우유 제품이 외면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가격은 올렸는데 제품은 팔리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면된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2학기 전면 등교가 실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유업계의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소로 볼 수 있다. 급식 우유 판매량이 저조하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어서다.

급식우유 시장 점유율은 서울우유협동조합이 50%, 남양유업 35% 수준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급식 우유 매출이 계약물량치 대비 25~30%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우유 제품 가격이 현실화될 경우 더 큰 문제는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의 후폭풍으로 우유 제품이 사용되는 라떼 제품군을 중심으로 우유가 들어가는 다양한 제품 판매가격이 오를 수 있다.

빵,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등 서민들이 주로 찾는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실물 경기는 제자리를 맴돌고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의 경제 상황은 스태그플레이션에 해당하지 않지만 향후 물가 상승이 내수 심리를 위축시켜 경기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더라도 실적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물가 상승폭에 비해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크게 오를 경우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가격 인상 후 제품이 팔리지 않아 기업 매출도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며 “우유에서 시작된 물가 인상이 서민 가계에 직격탄을 날리는 것은 물론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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