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16년만에 NXC 대표 물러나
지민구 기자
입력 2021-07-30 03:00 수정 2021-07-30 04:42
“다음 주자에게 맡길 때가 됐다”
신사업 투자-고위임원 영입에 주력
후임 대표에 이재교 홍보본부장
IB 출신 이오실레비치 CIO로 영입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의 김정주 창업자(53)가 지주회사 NXC의 대표직을 16년 만에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김 전 대표는 신사업 분야의 투자 기회 발굴과 ‘C레벨(최고위급)’ 임원 영입에 주력한다.
NXC는 29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신임 대표이사에 이재교 브랜드홍보본부장(49)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사내이사직은 유지한다. NXC는 김 전 대표와 가족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회사로 일본 넥슨 본사의 최대 주주다.
NXC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2005년부터 대표직을 이어온 김 전 대표는 이미 올 초부터 새로운 경영 체제를 준비해 왔다고 한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한 김 전 대표는 수개월 전 이 대표에게 전화해 “재교 씨가 (NXC 대표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한마디로 의사를 전했다.
이번에 NXC에 합류한 알렉스 이오실레비치 글로벌총괄투자사장(CIO)도 김 전 대표가 직접 영입 제안을 했다. 이오실레비치 CIO는 2011년 일본 넥슨 본사의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캐피털 소속으로 투자 자문을 하며 김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 대표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대표, 미국 뉴욕에 머무는 이오실레비치 CIO와 일주일에 며칠씩 화상회의를 하며 투자 프로젝트를 포함한 NXC의 향후 사업 계획과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1994년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넥슨을 창업하고 세계 최초의 PC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를 출시했다. 김 전 대표는 바람의나라 성공을 기반으로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위젯과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 등을 인수해 넥슨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넥슨을 국내 최대 게임사로 키운 김 전 대표는 최근 몇 년간 게임 사업보다 다른 영역에서의 투자 활동에 더 힘을 기울여 왔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비트스탬프와 모빌리티 기술 기업 FGX모빌리티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전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벤처스그룹 회장을 만나 조언을 구하면서 통 큰 투자 전략을 인상 깊게 들었다고 한다.
김 전 대표는 29일 NXC 보도자료를 통해 “역량 있는 다음 주자에게 (경영을) 맡길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우리 사회와 넥슨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2019년 자신과 가족들이 보유한 NXC의 경영권 지분 매각을 시도하면서 게임업계 안팎에선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매각이 불발된 뒤 김 전 대표와 넥슨 경영진은 ‘게임사’가 아니라 ‘콘텐츠 업체’로 변화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넥슨은 이달 16일 미국 할리우드에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을 신설하고 월트디즈니 출신 임원을 총괄책임자로 선임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신사업 투자-고위임원 영입에 주력
후임 대표에 이재교 홍보본부장
IB 출신 이오실레비치 CIO로 영입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의 김정주 창업자(53)가 지주회사 NXC의 대표직을 16년 만에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김 전 대표는 신사업 분야의 투자 기회 발굴과 ‘C레벨(최고위급)’ 임원 영입에 주력한다.
NXC는 29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신임 대표이사에 이재교 브랜드홍보본부장(49)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사내이사직은 유지한다. NXC는 김 전 대표와 가족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회사로 일본 넥슨 본사의 최대 주주다.
NXC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2005년부터 대표직을 이어온 김 전 대표는 이미 올 초부터 새로운 경영 체제를 준비해 왔다고 한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한 김 전 대표는 수개월 전 이 대표에게 전화해 “재교 씨가 (NXC 대표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한마디로 의사를 전했다.
이번에 NXC에 합류한 알렉스 이오실레비치 글로벌총괄투자사장(CIO)도 김 전 대표가 직접 영입 제안을 했다. 이오실레비치 CIO는 2011년 일본 넥슨 본사의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캐피털 소속으로 투자 자문을 하며 김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 대표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대표, 미국 뉴욕에 머무는 이오실레비치 CIO와 일주일에 며칠씩 화상회의를 하며 투자 프로젝트를 포함한 NXC의 향후 사업 계획과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1994년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넥슨을 창업하고 세계 최초의 PC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를 출시했다. 김 전 대표는 바람의나라 성공을 기반으로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위젯과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 등을 인수해 넥슨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넥슨을 국내 최대 게임사로 키운 김 전 대표는 최근 몇 년간 게임 사업보다 다른 영역에서의 투자 활동에 더 힘을 기울여 왔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비트스탬프와 모빌리티 기술 기업 FGX모빌리티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전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벤처스그룹 회장을 만나 조언을 구하면서 통 큰 투자 전략을 인상 깊게 들었다고 한다.
김 전 대표는 29일 NXC 보도자료를 통해 “역량 있는 다음 주자에게 (경영을) 맡길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우리 사회와 넥슨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2019년 자신과 가족들이 보유한 NXC의 경영권 지분 매각을 시도하면서 게임업계 안팎에선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매각이 불발된 뒤 김 전 대표와 넥슨 경영진은 ‘게임사’가 아니라 ‘콘텐츠 업체’로 변화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넥슨은 이달 16일 미국 할리우드에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을 신설하고 월트디즈니 출신 임원을 총괄책임자로 선임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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