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시공능력 8년연속 1위…현대-DL 60년째 상위권 수성

황재성 기자

입력 2021-07-29 11:20 수정 2021-07-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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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회사의 시공능력과 경영상태 등을 종합해 순위를 매기는 ‘시공능력평가’에서 삼성물산이 8년째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 등 국내를 대표하는 건설사들이 예상대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최근 새 주인 찾기에 나선 대우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흥건설은 40위로 지난해(35위)보다 다섯 계단 떨어졌다. 핵심 계열사인 중흥토건도 17위로 지난해(15위)보다 두 계단 내려섰다. 하지만 최근 10년 새 두 회사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수직상승해 눈길을 끈다.

한편 올해는 시공능력평가 제도가 도입된 지 만 60년이 되는 해이다. 이 기간에 상위 30위권에서 이름을 꾸준히 올린 건설회사는 현대건설과 최근 사명을 바꾼 DL이앤씨(옛 대림산업) 두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는 이런 내용의 ‘2021년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29일 공시했다. 올해는 평가대상업체가 7만347개로 지난해(6만6868개)보다 5.2% 늘었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업체의 한 해 동안의 건설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매년 7월 말 공시하고, 8월부터 적용하게 된다. 이를 근거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사발주자는 입찰참여 대상을 제한할 수 있다. 특히 조달청은 중소 건설업체 보호를 위해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많이 활용한다.

일반적으로는 건설업계에서 해당 회사의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일종의 ‘성적표’처럼 여겨진다. 이런 이유로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위권 업체들은 자존심 경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 삼성물산 8년째 1위, 현대-GS-포스코-대우의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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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014년부터 차지해온 시공능력평가 1위 자리를 또다시 지켜냈다. 뒤를 이어서 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등이 차지했다.

지난해 3위였던 DL이앤씨는 지난해 석유화학부문을 떼어내고, 사명을 대림산업에서 현재처럼 바꾸면서 순위가 8위로 다섯 계단 내려앉았다. 대신 지난해 4~8위를 차지했던 업체들의 순위가 1계단씩 올라섰다.

삼성물산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2조5640억 원으로, 2위인 현대건설(11조4000억 원)과 비교해 2배가량 차이가 난다. 또 삼성물산이 2014년 1위에 올라섰을 당시 평가액(13조1208억 원)과 비교하면 72.0% 늘어난 규모다.

시공능력평가의 부문별 순위를 보면 삼성물산은 종합평가와, 공사실적평가, 경영평가, 신인도평가 등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기술능력평가에서는 현대건설이 1위였다.업종별 공사실적에서는 토건과 토목에서는 현대건설, 건축은 삼성물산, 산업·환경설비는 삼성엔지니어링, 조경은 대우건설이 각각 차지했다.


● 대우건설 인수 나선 중흥, 최근 10년 새 수직상승



현재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대우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흥건설과 핵심 계열사인 중흥토건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전년도에 비해 조금씩 떨어졌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두 회사의 순위 추이를 보면 비약적으로 성장한 사실이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1989년 설립된 중흥건설은 2010년까지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04위로 중소 건설업체로 분류됐던 곳이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1년 94위로 올라서며 100대 건설사로 진입한 뒤 77위(2012년)→63위(2013년)→52위(2014년)→39위(2015년)→33위(2016년)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사업을 계열사인 중흥토건에 사업을 집중시키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17년 39위에서 59위(2018년)로 떨어졌지만 이듬해부터 43위(2019년)→35위(2020년)→40위(2021년)로 다시 올라서는 추세다.

중흥토건은 2013년 143위에 머물렀지만 이후 82위(2014년)→47위(2015년)→42위(2016년)→35위(2017년)→22위(2018년)→17위(2019년)→15위(2020년)→17위(2021년)으로 수직상승했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은 주택건설 전문업체로서 광주와 전남, 세종특별자치시, 경기 평택 등지에서 아파트 분양 등을 통해 덩치를 키워왔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주택경기의 호황이 비약적인 성공의 토대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단숨에 국내 톱3(시공능력평가 기준) 건설사로 올라설 수도 있다. 하지만 중흥그룹이 대우건설과 중흥그룹의 무리한 합병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당장 이런 예상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이달 14일 광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건설을 살리기 위해 인수한 것”이라며 “중흥그룹과 대우그룹의 통합은 없다”고 선언했다.


● 현대건설, DL이앤씨 60년째 상위권 수성 성공



시공능력평가제도가 도입된 것은 1961년으로, 이듬해인 1962년에 첫 평가결과가 공개됐다. 따라서 올해는 제도 도입 후 만 60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시공능력평가’에서 상위 30위권에 이름을 꾸준히 올린 회사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 두 곳뿐이다.

국내 건설업계의 ‘맏형’으로 불리는 현대건설은 1947년 현대토건으로 시작해 1950년 현대자동차공업사와 합병해 주식회사로 바뀐 뒤 현재의 현대건설이 됐다. 경부고속도로, 소양강댐 등 국내 주요 시설물의 대다수를 시공했다. 특히 한강대교 마포대교 서강대교 등 한강에 놓여진 교량(철교 포함) 31개 가운데 12개를 현대건설이 참여했을 정도로 높은 시공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의 ‘빅5’로 손꼽히는 DL이앤씨는 1939년에 이재준, 이석구, 원장희 등이 세운 건자재 판매업체 ‘부림상회’가 기원이며, 1947년에 ‘대림산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부평경찰서 청사를 지으면서 건설업을 시작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국내 주요 시설물을 많이 시공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모두 DL이앤씨의 작품이다.

DL이앤씨는 또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권 이내에 60년 동안 머물면서 경영권이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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