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수업 제도 재정비 시급… “현실적 대안 필요”

박윤정 기자

입력 2021-07-30 03:00 수정 2021-07-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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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택시㈜

한창인 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택시 승객이 크게 줄면서 택시기사의 수입도 줄어든 반면 이직률은 올랐습니다.”

하이택시㈜와 다연상운㈜를 운영하고 있는 한창인 회장은 국내 택시 운수업이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며 이 같은 고충을 토로했다. 2005년 하이택시를 창업한 이래 현재까지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 그는 택시운수업은 사업 방향과 개념 자체를 새로 설계를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회장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4, 5년간 2만 대가량의 택시 면허를 늘렸는데, 이 과정에서 제도를 정밀하게 설계하지 못한 탓에 택시가 지나친 경쟁 구도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서울은 1000만 명 인구에 택시가 약 7만3000대이지만 일본의 도쿄는 1300만 명 인구에 5만3000대다. 서울이 도쿄보다 인구 대비 택시 숫자가 1.8배 많다. 도쿄가 서울보다 면적은 3.6배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용 인원 대비 택시 수는 2배 이상 벌어진다.

정부가 택시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택시 연료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 일부를 감면하는 일부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로 입은 타격에 비하면 지원 수준은 미미하다. 한 회장은 “현재 6년 넘게 지하철, 버스 요금은 오르지 않으면서 정부 차원에서 조 단위의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이는 국민들의 세금”이라며 “정부가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도 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택시 수를 줄여나가면서도 대중교통 요금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가 택시사업을 장악하는 점에도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다. 그는 “카카오가 택시기업을 독점해 나가는 것에 대한 사회적 문제 인식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전반적으로 택시업의 위기가 가시화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영을 전공하고 창업학 박사학위를 거친 한 회장은 일본기업 MK 택시를 롤 모델로 삼고 제주도서 3개 업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한 회장은 노인복지에 관심을 두고 지원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과 근로자들을 돕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 장학재단 설립도 계획 중이다. 한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맡은 임무를 성실히 해나가는 임직원들에게 더 나은 여건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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