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할퀸 도심 상권…명동 소규모 상가 공실률 43% ‘역대 최고’

김호경 기자

입력 2021-07-28 17:09 수정 2021-07-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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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상가의 모습. 동아일보 DB

서울 핵심 상권인 명동에서 1, 2층짜리 건물 내 상가 10곳 중 4곳 가량은 비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폐업한 가게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2분기(4~6월)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명동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43.3%로 1분기(38.3%)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규모 상가는 2층 이하면서 연 면적이 330㎡(100평) 이하인 건물을 가리킨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명동은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상권으로 꼽혔다. 명동에서도 가장 번화한 ‘명동거리’에도 현재 영업 중인 가게를 거의 찾기 어려울 정도다.

명동에서 빈 상가가 늘면서 임대료도 하락했다. 2분기 명동의 중대형 상가(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 초과인 건물) 임대가격지수는 83.3으로 전분기보다 4.59% 떨어졌다. 이 지수는 지난해 4분기 임대료를 100으로 놓고 수치화한 것으로, 지난해 4분기 100만 원이던 시세가 83만3000원까지로 떨어졌다는 뜻이다. 건물주들은 통상 건물 가치 하락을 우려해 상가가 비어도 임대료를 잘 내리지 않는데, 공실 기간이 장기화되며 임대료를 내리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선 명동에 이어 용산구 이태원(31.9%)과 홍대입구역·합정역 인근 상권(22.6%) 순으로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높았다.

서울 전체 공실률(6.5%)과 전국 공실률(6.4%)은 전분기와 같았다. 공실률이 체감보다 낮은 건 공실률을 산출할 때 연면적의 절반 이상이 비어있는 건물은 제외하기 때문이다.

임대료는 모든 유형의 상업용 부동산에서 하락했다. 전국 중대형·소규모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전 분기보다 0.21%, 오피스는 0.09% 각각 떨어졌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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