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특별하니까…” 팬덤 거느린 브랜드가 뜬다

박지원 기자

입력 2021-07-28 03:00:00 수정 2021-07-29 09: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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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국의 소비자대상’ 37개 기업 선정
차별화된 경쟁력만이 ‘충성 고객’ 만들어



일동제약의 기능성 마스크팩 ‘퍼스트랩’은 유산균 명가가 만든 피부미용 제품으로 인기다. 2017년 7월 출시된 이 제품은 홈쇼핑에서 수차례 매진 행진을 이어가며 국내외에서 2400만 장 이상 팔릴 정도로 강력한 ‘브랜드 팬덤(Fandom)’을 입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먹는 화장품(이너뷰티) ‘큐브미’도 브랜드 출시 2년 만에 온·오프라인 매장 수가 2000개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고객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이 뭉쳐 설립한 스타트업 ‘폴레드’의 유아용 카시트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이 15만 대를 넘어섰다.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2019년 3월 출시 후 국산 맥주 중 가장 빠른 속도로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했고 누적 판매 16억 병을 넘어서며 맥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기능성 화장품 ‘라비오뜨’도 팬덤이 두터운 브랜드다. 이 회사 간판 제품인 ‘콜라겐 마스크팩’은 시즌1 출시 이후 2000만 장 이상 팔려나갔다. 퍼플링크의 ‘낫포유’도 빼놓을 수 없다. 클리어 바디미스트가 4월까지 누적 판매량 80만 개를 기록하며 해당 부문 네이버쇼핑 리뷰 수 1위를 기록했다.

다수의 충성 고객들을 거느린 ‘팬덤 브랜드’가 뜨고 있다. 이른바 ‘찐 팬’들을 거느린 베스트셀러 상품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며 소비시장도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었지만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브랜드는 변화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팬덤의 힘은 그동안 비즈니스 세계에서 평가절하돼 왔다. 흔히 팬이라고 하면 ‘오빠 부대’ ‘덕후’ 등으로 조롱받으며 하위문화로 인식돼 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 팬덤은 비즈니스 세상을 움직이는 마케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발아한 팬덤 현상이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부각됐다.

팬덤의 심리적 영향력은 매우 강력하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으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팬덤을 거느리는 브랜드가 승리하고 있다. 소위 잘나가는 상품들은 모두 팬덤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마케팅 구조를 갖고 있다. 코카콜라, 나이키, 스타벅스, 아이폰 같은 브랜드는 모두 ‘찐 팬’의 힘으로 완성됐다.

소비자가 이 브랜드에서 저 브랜드로 너무 쉽게 옮겨 다니는 요즘, ‘한번 고객을 찐 팬으로 만드는 것’은 기업에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됐다. 특별화, 차별화로 소비자 취향을 저격해 팬으로 만들지 않으면 시장에서 더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온 것이다.



동아일보는 소비자와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팬덤 브랜드 및 기업·단체를 선정했다. ‘2021 한국의 소비자대상’은 소비재, 내구재, 서비스 등 전 산업군에 걸쳐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으며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굳힌 우수기업과 단체를 발굴하고 시상하는 행사다. 올해는 소비자 취향을 저격해 충성 고객을 거느린 브랜드, 믿음을 주는 기업 37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한국리서치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전 조사와 서류심사를 거친 후 다각적인 전문가 심사를 진행해 선정의 신뢰도를 높였다. 4월 1일부터 ‘한국소비자평가위원회 소비자 대상’ 사무국에서 신청자를 대상으로 1차 서류심사를 한 뒤 2차 전문가 심사를 통해 △소비자 이용 경험 △브랜드 선호도 △소비자와의 약속 이행 △브랜드 건강 지수(이미지) △기업(브랜드) 안전 지수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종합 심의했다. 서울 및 6개 광역시의 20∼59세 1000여 명을 직접 설문 조사해 객관성, 정확성을 높였다.

올해는 팬덤을 주도하는 미래 소비시장의 주역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여성층을 겨냥한 상품이 대거 각광을 받았고 첨단 금융,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및 교육, 서비스, 헬스&뷰티 상품이 히트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CJ올리브영은 스킨케어(바이오힐 보), 메이크업(웨이크메이크), 남성 올인원 화장품(아이디얼포맨), 피부 진정 토너(브링그린) 부문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하이트진로도 소주(참이슬) 부문과 맥주(테라), 매실과실주(매화수), 프리미엄 소주(일품진로) 4개 부문에서 왕좌에 올랐다. 일동제약은 유산균(비오비타) 부문과 마스크팩(퍼스트랩) 부문에서 2관왕을, 아모레퍼시픽은 클린 뷰티 브랜드(프리메라), 건강기능식품·다이어트 부문(큐브미)에서 각각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현대가 3세인 정대선 사장이 설립한 HN의 ‘헤리엇’은 스마트아파트 부문에서 2년 연속 소비자 대상 1위 자리에 올랐다.

금융기관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디지털 자산관리 부문에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의 ‘프라이어리티 뱅킹’이 대상을 차지했고 신한은행의 ‘MY 자산’은 통합 자산관리 플랫폼 부문에서 정상에 올랐다.

팬덤을 이끄는 대표적인 카테고리는 헬스&뷰티 상품이었다. 유한킴벌리의 ‘그린핑거 판테딘’는 2년 연속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고, 유디컴퍼니의 ‘라디메리’, 용감한컴퍼니의 ‘함께앳홈’이 각 분야 1위로 선정됐다.

이 밖에 ‘스타벅스커피코리아’(커피전문점)와 ‘블랙야크’(아웃도어), 퍼플링크의 ‘낫포유’(바디케어), 스칸디에듀의 ‘브레인나우’(유아 두뇌 교육), ‘더굿하우스’(부동산 임대관리), ‘클레온’(청소 장비), ‘라비오뜨’(기능성 화장품), ‘안동산약(마)’(지역특산물)은 각각 2년 연속 소비자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팬덤 브랜드들은 3가지 요소의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불황의 파고를 정면으로 넘고 있다. 바로 △소비자를 홀리는 브랜드 파워 △스테디셀러 확보 △충성 고객 보유 등이다.

한국의 소비자대상 관계자는 “수많은 브랜드가 있지만 요즘은 이 3가지 요소를 제대로 갖춘 브랜드를 찾기가 힘들다”며 “소비자가 직접 뽑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길러 가는 37곳을 조명했다”고 전했다.


“소비자, 시장의 주인이 되다”[심사평]
유창조 심사위원장·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동아일보는 건강한 브랜드와 믿음을 주는 기업을 찾아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소비자대상을 마련해 올해 두 번째 행사를 준비했다. 이 행사의 목적은 소비자와의 약속을 잘 지키는 건강한 브랜드와 기업을 소개해 기존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제공하고 신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소비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수상사를 선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절차를 진행했다. 먼저 수상 부문과 평가기준을 선정하고 이를 공지해 회사들의 응모를 받았다. 수상 부문은 크게 기업과 브랜드로 구분하고 기업 부문은 경영 활동별로, 브랜드는 업종별로 세분화했다. 공모를 마친 뒤에는 한국리서치에 의뢰에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5가지 항목의 소비자 평가 자료를 확보했다. 다음으로 업계와 학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회사가 제출한 공적서를 바탕으로 종합평가를 진행했다. 소비자대상인 만큼 심사위원회는 소비자조사의 평가점수를 우선적으로 반영(40%)해 수상 후보사를 선정한 뒤 최종으로 37개 브랜드를 뽑았다.

첨단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소비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과거 소비자는 주어진 대안들 가운데 가장 적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수동적 구매자였지만 최근 브랜드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가치를 경험하고 공유하고 있다. 이제 미래의 소비자는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주인의식(customer ownership)을 갖고 시장이라는 무대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면서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바람직한 소비문화를 공동 창조(co-creation)하게 될 것이다.

오늘 수상하는 기업들은 소비자들과 협력하고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대한민국 소비자들과 함께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기를 기원한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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