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명예회장, 한국인 최초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1-07-23 09:34 수정 2021-07-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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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한국인 최초로 헌액됐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열고, 정몽구 명예회장을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자필 서명이 음각된 대리석 명판도 디트로이트의 명소인 ‘자동차 명예의 전당 기념관’에 영구 전시돼 역사에 남게 됐다.

1939년 설립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세계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뛰어난 성과와 업적을 토대로 자동차산업과 모빌리티 발전에 중대한 역할과 기여를 한 인물을 엄선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한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은 지난해 2월 정몽구 명예회장을 ‘2020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선정하며 “현대차그룹을 성공의 반열에 올린 글로벌 업계의 리더”라며 “기아차의 성공적 회생,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고효율 사업구조 구축 등 정몽구 명예회장의 수많은 성과는 자동차산업의 전설적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말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001년 자동차 명예의 전당으로부터 ‘자동차산업 공헌상’을 수상한 이후 2020년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으로 또다시 세계 자동차산업에서의 공로를 인정받게 됐다.

헌액식에는 2020년, 2021년 헌액자는 물론 역대 헌액자 및 가족, 자동차 관련 글로벌 산업∙금융∙언론 분야 주요 경영진 등이 초청됐다.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상자로 참석했고 부인 정지선 씨도 동행했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 선두훈 영훈의료재단 이사장,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회장, 정명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브랜드 부문 사장,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 등 가족들도 함께 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으로는 공영운 현대차 사장, 호세 뮤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존 롭 미국기술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헌액식에서는 정 명예회장의 경영활동과 업적을 조명한 헌정영상이 상영됐고, 정 명예회장의 수소전기차 세계 최초 양산 및 전동화 주도를 상징하는 수소전기차 ‘넥쏘’와 전기차 ‘아이오닉 5’ 등이 전시됐다.

정의선 회장은 시상을 맡은 K.C.크래인 오토모티브 뉴스 발행인으로부터 정몽구 명예회장의 ‘명예의 전당 헌액’ 기념패를 받았다. 정의선 회장은 대리 헌액 연설을 통해 정 명예회장의 소감과 함께 정 명예회장의 업적과 철학, 인간적 면모에 대해 진솔하게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은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최고 권위를 가지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을 영광스러워하셨다”면서 “헌액은 현대차그룹의 성장과 함께 한 전세계 직원, 딜러뿐 아니라 현대차, 기아를 신뢰해 준 고객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씀하셨다”고 소감을 대신 전했다.

정 회장은 “아버지는 현대차그룹을 존재감이 없던 자동차 회사에서 세계적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시키셨다”며 “탁월한 품질과 성능을 향한 지치지 않는 열정은 현대차그룹의 제품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버지는 수많은 위기와 도전들을 이겨내고, 독자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창업자 정주영 선대회장님의 꿈에 결실을 맺었으며 현대차그룹을 직원들과 고객, 딜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회사로 도약시키기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다"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정의선 회장은 “정 명예회장은 자동차를 사랑하는 분이셨으며, 지금도 정 명예회장의 경험과 철학, 통찰은 현대차그룹이 더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최고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멈추지 않겠다. 기존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사명을 실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헌정 영상에서 존 크래프칙 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CEO(는 “정 명예회장은 모든 직원들이 최고 품질의 자동차 기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자신감을 갖고 업무를 추진하도록 만들었다”며 “정 명예회장은 제품에 집중했고, 모든 차량이 뛰어난 품질과 안전성을 갖추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회고했다.

이형근 현대차 정몽구재단 부이사장은 “정 명예회장 집무실에 있는 커다란 세계지도에는 곳곳마다 현대차와 기아를 나타내는 스티커들이 부착돼 있었다”며 “정 명예회장은 회의 때마다 지도를 가리키며 질문들을 쏟아내곤 했다. 정 명예회장은 전세계에 위치한 거점들을 자주 방문했고, 언제나 직원들을 따뜻하게 살폈다”고 말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장은 “정 명예회장은 미래에 대한 직관이 뛰어난, 대담한 리더”라며 “정 명예회장은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 완벽한 품질을 향한 끊임없는 열정, 연구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현대차그룹을 존경받는 자동차기업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소니 퍼듀 전 조지아 주지사는 “정 명예회장은 자동차 분야는 물론 제철, 건설 등 분야에서 많은 기업을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수많은 일자리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냈다. 굉장히 인상적이고 대단한 업적이다”라고 경의를 표했다.

헌액식 전날에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 기념관’에서 정의선 회장 등 가족과 명예의 전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 명예회장 자필 서명 대리석 명판 설치 행사가 열렸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기념관은 세계 자동차산업 태동기부터 현재까지 역사적 의미가 깊은 기념물과 자동차산업에 큰 영향을 준 인물들의 명판 등이 전시된 곳으로, 디트로이트의 명소다.

월터 크라이슬러, 토마스 에디슨, 헨리 포드 등 1967년부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인물들의 대리석 명판이 연도별로 진열되어 있다.

한편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 수여와 기념을 위해 매년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 19로 인해 2020년 및 2021년 통합 행사로 열렸다. 정몽구 명예회장을 비롯 2020년 선정된 토마스 갤러허 제뉴인 파츠 전 회장, 헬렌 로더 아퀘트 전 GM 자동차 디자이너, 방송인 제이 레노와 2021년 선정된 카레이서 찰리 위긴스, 20세기 초 미국 자동차기업 창업자인 찰스 리차드 패터슨 & 프레드릭 패터슨이 헌액됐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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