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세계3위 파운드리 업체 인수 추진… 반도체 전쟁 격화

홍석호 기자

입력 2021-07-17 03:00 수정 2021-07-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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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삼성 이은 점유율 7% 기업
34조 규모… 美반도체 패권 탈환 나서


세계 1위 종합 반도체 기업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세계 3위 기업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인텔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세계 3위로 뛰어오르면서 세계 2위 삼성전자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인텔이 반도체 제조 능력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 중이며 계약 규모가 300억 달러(약 34조278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파운드리 회사 측은 이를 부인했지만 다른 경로로 협상이 진행 중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글로벌파운드리 본사는 미국에 있지만 최대 주주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다.

글로벌파운드리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점유율 56%)와 삼성전자(18%)에 이어 세계 3위(7%)다. 미국, 독일, 싱가포르 등에 생산 공장을 두고 AMD, 퀄컴, 브로드컴 등이 주문한 반도체를 생산한다.

반도체 업계에선 인텔의 인수합병 시도를 아시아로 넘어간 ‘반도체 패권’을 되찾기 위한 행보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3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고 200억 달러(약 22조7860억 원) 규모의 미국 내 신규 공장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TSMC가 5나노 이하 생산 공정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는 반면 글로벌파운드리는 12∼14나노급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은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인텔 파운드리 사업 재개에 대해 미국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 IBM, 아마존, 퀄컴 등 반도체 수요가 많은 미국 기업들이 지지하고 나선 상황인 만큼 M&A가 성사되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앞둔 삼성전자 입장에선 경쟁 심화에 따른 투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전무는 “자금난으로 경쟁에서 낙오됐던 글로벌파운드리가 인텔의 자본력을 등에 업고 다시 경쟁 상대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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