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소상공인 900만원↑’ 공감대…추경 협의 어떻게 흐르나

뉴스1

입력 2021-07-16 06:13 수정 2021-07-16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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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부겸 국무총리. 2021.7.14/뉴스1
당정이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들어간 가운데 카드 캐시백을 비롯한 소비 진작 대책은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예산 축소가 유력해졌다. 당정은 소상공인 지원의 경우 한목소리로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에는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여당은 전 국민 100% 지급을 당론으로 한 반면 재정 당국을 이끄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득 하위 80% 선별론을 소신으로 내세웠다.

이에 당정의 추경 사업 조정을 둘러싼 향후 쟁점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각각 Δ소상공인 지원 확대 Δ전 국민 재난지원금 Δ캐시백 존폐 여부 Δ국채 상환 등이다.

◇소상공인 지원 확대될 듯…당정 이례적 공감대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 따르면 지난 14~15일 이뤄진 추경 관련 질의응답을 종합했을 때 소상공인 지원은 정부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경안 규모는 33조원이다. 이 중 재난위로금 성격의 국민지원금이 10조7000억원, 카드 캐시백으로 불리는 상생소비지원금이 1조1000억원, 최대 900만원의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인 희망회복자금이 3조3000억원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계획에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 강화로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소상공인 지원 예산 증액 요구가 여야를 막론하고 빗발친다. 앞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소상공인에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희망회복자금 예산 증액(3조2500억→5조754억원)에 합의했으며, 손실보상 예산도 종전보다 두 배 늘린 규모(6000억→1조2229억원)로 의결했다.

정부 역시 소상공인 지원 확대 필요성엔 공감한다. 이에 관해서는 원활한 협의가 예상된다. 홍 부총리는 전날 예결위에서 “손실보상 법제화에 따른 보상 소요는 더 증액해야 할 것 같다”며 “희망회복자금은 여러 상황을 봐서 조정 여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與 “전 국민 100% 지급” vs 洪 “하위 80% 유지” 충돌

2021.7.13/뉴스1
당정의 입장이 가장 크게 엇갈리는 지점은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다.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 보편·선별 여부와 관련해 “정부는 이미 하위 80%에만 주는 추경안을 제출했다”며 “제 개인적 입장은 (여전히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에 여당은 홍 부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전 국민 지급을 압박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막대한 선별 비용과 모호한 선별 기준으로 인해 불거지는 형평성 논란이다.

다만 김부겸 총리는 마지못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날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요청해 오면 저희로서는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행정부를 통할하는 총리가 재검토 의사를 밝힌 만큼, 전 국민 지원금에 대한 여당의 압박은 치열해지게 됐다.

홍 부총리는 그럼에도 묵묵히 반대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전 국민 지급은 재정 효율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올초 1차 추경 때와 마찬가지로) 직을 걸고 반대를 이어가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캐시백 무효” 당내 주장…洪 “감액은 상의하겠다”

추경안에 들어간 카드 캐시백 사업의 존폐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하반기 추가 카드 사용액의 10%를 환급하는 캐시백과 소비쿠폰 등 정부의 소비 진작 대책은 4차 대유행에 따라 시행 시기가 미뤄질 수밖에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여당은 캐시백을 폐기하는 대신 해당 예산으로 전 국민 지원금을 주자고 주장한다. 전 국민 지급에 추가로 필요한 약 2조5000억원을 캐시백 1조1000억원으로 메꾸면 나머지는 국채 상환분이나 선별 행정비용 절약 등으로 아끼는 식이다.

홍 부총리는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보단 축소해 달라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4단계 방역 상황이 한두달 내 끝난다면 다음 경제를 생각해야 한다”며 “시기는 조정될 수 있겠고 그 만큼 감액이 필요하다면 금액 조정을 상의하겠다”고 전했다.

◇與 “국채 발행 나중에” vs 정부 “재정 부담은?”

© News1
정부는 이번 2차 추경안을 편성하면서 국채를 추가로 갚기 위한 예산으로 2조110억원을 잡았다. 나라 살림을 꾸리는 기획재정부는 국채 상환이 대외 신인도 제고와 국가 신용등급 하락 위험 감소, 이자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여당 내에서는 ‘상환 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4차 코로나 대유행으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 등 긴급한 재정 소요가 늘고 있어서 나랏빚을 갚을 시기가 아니라는 취지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전날 예결위에서 “상환 시기도 도래하지 않았는데 지금 코로나19로 위중한 상황에서 부채를 미리 2조원이나 갚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같은 당 어기구 의원도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이번 추경 재원은 초과세수와 지난해 넘어온 세계잉여금 1조7000억원을 더한 것”이라며 “원래 초과세수는 국가결산을 받아 국가재정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2조원 국채 상환은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이처럼 추경 사업 조정이 한 쪽을 늘리고 다른 쪽을 줄이는 ‘퍼즐’처럼 맞춰지고 있는 데에는 추경 총액 증가가 현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여당 일각에서는 추경 증액 의견이 나오지만 정부는 ‘추가세수를 통한 빚 없는 추경’ 명분을 바탕으로 증액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밖에 정치권에서는 야당의 반발도 뒤따를 것이기에 증액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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