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연내 금리인상, 델타변이 변수 돌출… 美-유럽도 긴축론 주춤

세종=송충현 기자 , 박희창 기자 , 조종엽 기자

입력 2021-07-14 03:00 수정 2021-07-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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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확산으로 불확실성 커져
유럽, 완화적 통화정책에 방점, 美 “긴축은 시기상조” 진단 나와
기재부 “코로나 확산세 매우 엄중”
금리 올리려던 韓銀도 깊은 고민… 경기 상황 면밀 검토후 결정할듯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13일 “유럽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고 미국은 조기긴축 이슈와 관련한 영향이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의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그간 긴축 조짐을 보였던 해외 주요국들이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국내에서도 코로나19 4차 유행이 시작돼 한국은행이 당초 예고한 대로 연내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코로나 확산세가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에 따라 주요국의 방역 재강화 조치가 이어져 회복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 중앙은행은 8일 새로운 통화정책전략에서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상향하며 목표치의 일시적인 상회를 허용할 것을 시사하는 등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에 대해선 “6월 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의사록도 현재 미국 경제가 정책기조 변경을 위한 실질적 경제 진전까지는 아직 이루지 못했고, 정책기조 변경에 신중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함에 따라 조기긴축 이슈와 관련한 영향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긴축은 시기상조’라는 진단이 나온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12일(현지 시간) “아직 최대 고용과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경제가 충분히 회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9일 토머스 바킨 미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하기에는 고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4차 유행 전인 지난달 24일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가계 빚이 늘고 자산가격이 급등해 양극화가 심해지고 경기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한은이 당장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선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날 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 나온다면 몇 명이나 나올지에 따라 앞으로의 금리 향방을 점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려 했던 건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발을 맞추려는 목적도 있다”며 “경기 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해 금리 인상 여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 2, 3차 확산에도 국내 금융시장이 제한적 영향을 받으며 수일 내로 빠르게 회복되는 복원력을 나타냈다”면서도 “변이 바이러스 불확실성이 상존해 향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리스크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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