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Special Report:]백화점 모든 상품 1대1 상담… 객단가 훨씬 높아져

이규열 기자 , 정희선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입력 2021-07-14 03:00:00 수정 2021-07-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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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프라인 매장들의 코로나 생존전략 ‘온라인 접객 서비스’

일본 쓰타야 서점에서는 고객들이 아바타 로봇 ‘뉴미’를 이용해 자택에서 책을 고를 수 있다. 아바타인 홈페이지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 환대를 뜻하는 일본어로 진심을 다해 손님을 대하는 일본 특유의 서비스 마인드를 상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쇼핑의 주 무대가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동하면서 일본에서는 ‘온라인 접객 서비스’를 도입하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접객 서비스는 고객이 온라인상에서 판매원을 만나 약 30분∼1시간 정도 상품 설명을 듣는 등 1대1로 서비스를 받으면서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 로봇부터 메타버스까지 활용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크게 떨어진 백화점, 패션업계 등에서 온라인 접객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쓰코시 이세탄 백화점은 의류, 시계, 보석 등 총 14개 카테고리의 200여 개 브랜드, 100만 개 품목에 달하는 신주쿠점의 모든 제품에 대해 온라인 접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채팅을 통해 쇼핑의 목적, 취향, 예산 등을 알려주며 상담을 예약한다. 직원들은 채팅을 바탕으로 어떤 질문이 오더라도 기대 이상의 답변을 할 수 있도록 3시간 이상 공들여 상담을 준비한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쇼핑몰에서는 신주쿠 매장에서 실제로 근무하는 스타일리스트가 아바타로 참여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쓰코시 이세탄은 오프라인 매장 방문 고객보다 온라인 접객 서비스를 받은 고객의 객단가가 훨씬 높다고 밝혔다.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어버이날 기념 선물로 어머니의 스카프를 구입하기 위해 접객을 받은 고객이 판매원의 추천으로 아버지가 좋아하는 와인까지 구입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온라인 접객 전용 정보기술(IT) 서비스들도 등장했다. ‘라이브 콜(Live Call)’은 인터넷 몰과 바로 연결해 예약, 온라인 접객,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일본의 벤처회사 ‘아바타인(Avatarin)’이 개발한 아바타 로봇 ‘뉴미(Newme)’를 활용하면 집에서 자신의 컴퓨터에 접속한 고객이 매장에 있는 로봇을 조종하면서 매장을 둘러볼 수 있다.

○ D2C에서 P2C로
온라인 접객 서비스는 판매원의 접객 스킬을 온라인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와 같은 세심한 서비스를 느낄 수 있다면 구매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쓰코시 이세탄은 오프라인 백화점을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고객의 니즈에 맞춰 상품을 제시하는 판매원의 역량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매장의 판매원들은 온라인 판매를 자기 업무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에 착안해 판매원이 온라인상에서 활약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판매원들은 일본의 벤처 ‘바니시스탠더드(Vanish Standard)’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스태프스타트(Staff Start)’를 통해 매장에 진열된 의류를 직접 코디해서 입고 찍은 사진을 인터넷 쇼핑몰에 쉽게 올릴 수 있다. 동시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연동해 다양한 채널에 노출시킬 수도 있다. 제품을 가장 잘 아는 판매원이 브랜드의 홍보대사가 돼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것이다. 추천 제품을 믿고 구입하는 팬을 여러 명 거느린 판매원들도 생겨났다.

또한 스태프스타트는 각 판매원이 매출에 공헌한 정도를 숫자로 보여주며 판매원의 매출을 평가나 보상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게 했다. 스태프스타트를 이용하는 한 직원은 “매출이 일목요연하게 보이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잘된다. 매출 순위가 떨어지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태프스타트를 통해 가장 많은 매출을 달성한 판매원은 한 달에 약 9000만 엔(약 9억2000만 원)어치를 팔았다. 매월 1000만 엔 이상의 제품을 파는 판매원도 수백 명에 달한다.

서비스 시작 4년 만에 스태프스타트는 약 1200개의 일본 의류회사가 도입한 솔루션이 됐다. 니코앤드 등 다수의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다스트리아는 스태프스타트 도입 전 2018년 온라인 매출이 82억 엔이었고 전체 매출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하지만 스태프스타트를 도입하고 2년이 지난 2020년의 온라인 매출은 134억 엔으로 온라인 비중은 42.8%까지 올랐다.

또한 온라인 접객이 확산되며 판매원과 소비자 개개인의 유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 가게니까 산다’에서 ‘이 사람이 추천하니까 산다’로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가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SNS의 보급으로 기업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시대가 왔지만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고객들은 전문가에게 정보를 받을 때 구매 의사가 한층 더 높아진다. 따라서 D2C를 넘어 고객과 판매원의 연결을 강화한 P2C(Person to Consumer)로의 확장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희선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hsjung3000@gmail.com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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