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배터리 기술 허브로”… LG, 10년간 배터리 분야 15조원 투자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07-08 17:09 수정 2021-07-0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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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2공장서 ‘K-배터리 발전 전략 보고대회’ 개최
배터리 3대 핵심 과제 발표
스마트팩토리 설비 구축에 12조4000억 원 투입
첨단 소재 개발·양극재 확대에 2조7000억 원
김종현 사장 “차세대 배터리 선도해 글로벌 위상 지킬 것”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 180조 원 돌파
국내 R&D 및 생산기술 삼각 허브 구축
세계 최초 배터리 교육기관 ‘LG IBT’ 설립
국내 소부장 업체 배터리 밸류체인 강화


LG가 오는 2030년까지 15조1000억 원을 투자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배터리 기술과 인재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은 8일 오창2공장 부지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 전략 보고대회’에서 3대 핵심 과제를 포함한 국내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김종현 사장은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처음 발을 내디딘 것처럼 LG는 지난 1999년 국내 최초로 리늄이온 2차전지 양산을 시작했고 2009년에는 세계 최초로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리튬이온 전지를 자동차에 적용한 이후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며 “보유 특허 수(2만4000여건)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생산능력 세계 1위 기록을 세우면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가 현재 180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연구·개발(R&D) 및 생산기술 삼각허브 구축, LG IBT 설립을 통한 배터리 전문 인력 육성,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협력 밸류체인 강화 등을 3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핵심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향후 10년 동안 R&D 분야 9조7000억 원을 포함해 총 15조1000억 원 규모 국내 투자를 단행하고 8000여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는 국내를 배터리 R&D 및 생산기술 메카로 육성하고 소재 국산화를 가속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한 생산기술 확보 및 생산라인 증설 등에 12조4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배터리 관련 첨단 소재 기술 개발과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 등에 2조7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생산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오창과 대전,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터리 R&D 및 생산기술 삼각 허브’ 구축을 추진한다. 행사가 열린 오창2공장을 스마트 팩토리 전초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3년까지 약 37만7000㎡ 규모 부지에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파일럿 설비를 비롯해 스마트형 공장 차세대 설비 구축에 나선다. 여기에 그동안 축적한 차별화된 공정기술을 해외 생산기지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9년 전기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오창1공장은 현재 연간 17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인력 규모는 6700여명이다. 자동차전지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전지, 소형전지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오창1공장은 국내 수주 물량 생산과 함께 글로벌 물량 조절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1공장
1979년 건립 이후 배터리 혁신을 이끌어 온 대전 R&D 캠퍼스는 고용량 사원계 양극재, 고용량 실리콘계 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 및 미래형 공정 혁신을 통한 제품 차별화를 이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전에 2023년 말까지 연구동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마곡과 과천 등 수도권 연구소는 리튬황·전고체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연구와 개발에 집중한다. 신사업 인큐베이션과 오픈이노베이션 거점 역할도 맡는다.

김종현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R&D 및 생산기술 삼각 허브의 유기적 운영으로 특허 등 지식재산권(IP) 확보를 늘리고 해외 생산기지에 핵심 기술을 전파할 것”이라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배터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한국이 세계 최고의 기술 강국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배터리 전문 인력 조기 육성 계획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2공장에 LG IBT(Institute of Battery Tech)를 설립한다.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전문교육기관을 신설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김 사장은 “우수 인재는 기술력의 근간”이라며 “오창2공장에 전문교육기관인 LG IBT를 설립해 차세대 배터리 전문 인력 육성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IBT는 오창2공장 내 최대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1~지상 6층, 연면적 1만950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2023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올해 11월 착공이 계획됐다. 이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IBT 파일럿 과정이 시작된 상태다.

국내 업체 협력도 강화한다. 국내 소부장 업체와 공동 개발 및 품질개선 활동 등 협력을 강화하고 수출을 확대해 배터리 밸류체인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0년간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소부장 업체와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왔다. 이를 통해 최근 3년간 국산화 비율을 소재 43%, 부품 72%, 장비 87%까지 확대했다고 전했다. 업계 전반 역량 강화를 위해 2019년부터는 협력사 대상 교육 프로그램인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김종현 사장은 “현재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고 전례 없이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의 오늘은 미래 먹거리 주도권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며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도해 K-배터리가 글로벌 최고(No.1) 위상을 지킬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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