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현장]“돈보다 환자가 우선” 의료 취약지역에 들어선 원스톱 병원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07-07 03:00 수정 2021-07-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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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을지대병원

최근 900여 병상 규모로 문을 연 의정부을지대병원 전경. 의정부을지대병원 제공
“병원이 잘되는 곳이 아니라 환자가 필요한 곳에 가야 한다.”

최근 경기 의정부에 개원한 의정부을지대병원 설립 이념이다. 본보 기자가 지난달 16일 찾은 이곳은 경기 북부 최대 규모인 지상 15층, 지하 5층 규모로, 총 902병상을 갖췄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진료부원장인 송현 흉부외과 교수는 “경기 북부지역은 인구가 100만 명 이상이지만 종합병원이 거의 없는, 전국에서도 의료 취약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라며 “로봇수술, 심장수술 등을 위해 훌륭한 장비를 갖추고 명의를 모셔 진단부터 수술까지 원스톱으로 치료와 케어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 병원 입구에서 반기는 인공로봇


병원 입구에 들어서면 인공지능 로봇이 예약 조회, 진료과 안내, 주차 및 대중교통 안내 등을 알려준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제공
이 병원은 총 34개 진료과와 △심혈관센터 △로봇수술센터 △뇌신경센터 △척추관절센터 △소화기센터 △여성센터 △난임센터 △내분비센터 등 8개 전문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병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웃는 얼굴로 인공지능(AI) 로봇 세 쌍둥이인 ‘희망’, ‘사랑’, ‘행복’이 반갑게 기자를 맞이했다.

세 쌍둥이는 예약 조회, 위치 안내, 진료과 안내, 진료 안내, 주차 및 대중교통 안내 등을 담당한다. 환자가 예약한 해당 진료과로 직접 길을 안내한다. 층이 다를 경우엔 진료과와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까지 안내하기도 했다.

이 병원 의료진 가운데는 유명한 명의들이 적지 않게 포진해 있다. 위암에 외과 김병식 교수 △부인암에 산부인과 배덕수 교수 △유방암에 외과 송병주 교수 △췌장·담도·담낭암에 외과 최동욱 교수 △갑상샘(선)암에 외과 홍석준 교수 △전립샘(선)암에 비뇨의학과 박진성 교수 등이 암 정복에 나서고 있다. 또 관상동맥우회술의 명의로 꼽히는 흉부외과 송현 교수도 합류해 경기 북부 지역에서 고난도 심장질환 치료가 활발하다.

또 내과계 의료발전에 한 획을 그은 △부정맥 전문의 심장내과 김유호 교수 △당뇨병 전문가 내분비내과 이문규 교수 △감염질환 명의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 △뇌졸중 전문의 신경과 윤병우 교수(병원장) 등이 차별화된 의술을 펼치고 있다.


○ 닥터헬기 이착륙을 위해 두 개 헬리포트 설치


지난달 10일 오후 1시경 강원 인제군에서 의뢰받은 헬기이송 응급환자를 지상에 마련된 ‘제2의 헬리포트’를 통해 단 90초 만에 응급실로 이송해 귀중한 생명을 지켰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제공
눈여겨 볼 것은 응급환자 이송시간 단축을 위해 병원 옥상과 지상(대학교 운동장)에 설치한 두 개의 헬리포트다. 지난달 10일 강원도 인제에서 헬기로 이송된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켜 지역거점병원으로서 도약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병원은 당시 헬기이송 응급환자를 지상에 마련된 ‘제2의 헬리포트’를 통해 단 90초 만에 응급실로 이송해 귀중한 생명을 지켰다. 올 4월 응급의료기관 개시 이후 첫 사례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윤병우 병원장은 “보편적으로 건물 옥상에 위치한 헬리포트에서 저층에 위치한 응급실까지 이송시간은 6, 7분 소요되는데 그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제2의 헬리포트를 마련했다”며 “지상 헬리포트 덕분에 환자를 90초 만에 응급실까지 이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첨단의료와 미술작품, 박물관이 녹아들어간 병원


의정부을지대병원은 원스톱으로 진단부터 시술 및 수술까지 가능한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마련해 ‘수술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공을 들였다. 또 고객 맞춤형 첨단스마트병원을 지향하며 최첨단 의료장비와 5G 기반 인공지능 의료시스템(AI-EMC)을 구축했다. 병실에는 정보 안내 및 의료진과 소통 가능한 ‘베드사이드 스테이션’을 도입하고, 낙상을 방지하는 최신식 전동침대와 욕창방지 에어매트리스를 설치해 입원 환자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였다.

이 밖에 환자 및 내원객을 위해 병원 곳곳에 미술품 등을 전시했다. 발굴 당시 세계에서 단 3개밖에 없는 대규모 공룡화석(트리케라톱스), 암모나이트 화석 등이 설치돼 있고 병원 5층엔 대규모 ‘치유정원’이 마련돼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CS 실장인 정형외과 곽재만 교수는 “병원 곳곳에 무료한 병원 생활에 지친 환자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쾌유를 기원하기 위해 갤러리를 방불케하는 예술 작품들을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뒤쪽 천보산에 만들고 있는 산책로는 추후 지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의정부시에 기부채납할 계획이다. 윤 원장은 “경기북부 주민들에게 기대 이상의 만족을 줄 것”이라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 발전과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지역 거점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을지대의료원은 의정부을지대병원의 본격 운영으로 △의정부을지대병원 △대전을지대병원 △노원을지대병원 △강남을지대병원 등 4개 의료기관을 갖춰 대규모 종합병원 면모를 견고히 하고 있다. 을지대의료원은 ‘100세 건강’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65년간 이어온 ‘환자제일주의’ 정신을 토대로 새로운 100년의 미래 설계 혁신 전략을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김병식 을지대의료원장은 “의정부을지대병원 개원을 계기로 국내 유수의 종합병원 반열에서 상승 곡선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면서 “기존 3개 병원의 장점을 더욱 발전시키고, 이러한 성과를 의정부병원이 가진 장점과 잘 접목시켜 의료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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