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빈자리’ 노리는 삼성-애플, 북미서도 맞붙는다

홍석호 기자 , 서동일 기자

입력 2021-07-06 03:00 수정 2021-07-06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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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3위 LG폰 이달말 사업철수
애플, 한국 이어 북미서도 보상판매… “아이폰 갈아타면 최대 20만원 지원”
삼성도 북미시장 보상안 시행 검토… ‘LG 베스트샵’서 아이폰 판매 추진



이달 말 스마트폰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LG전자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은 국내에 이어 최근 북미 시장에서도 ‘LG 스마트폰 대상 중고 보상 판매’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달 말까지 국내에서 LG 스마트폰 보상 판매를 진행한 삼성전자도 북미 시장에서 추가 시행을 검토 중이다.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LG 스마트폰 기종에 따라 70∼180달러(약 7만9000∼20만3600원) 보상 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애플이 LG전자 제품을 대상으로 북미 시장에서 보상 판매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 G8 씽큐, LG V40·V50·V60 등 총 네 가지 기종이 보상 대상이고, 이들 제품은 LG전자가 2018년 말 이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모델이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2년 6개월∼3년인 점을 고려하면 당장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교체가 시작되는 제품들이다.


이미 양사는 국내 시장에서 적극적인 보상 프로그램으로 한 차례 맞붙었다. 삼성전자 애플 모두 LG전자 스마트폰 철수 결정 발표 한 달 만인 5월 28일 중고 보상 가격에 15만 원을 추가 지급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애플이 타사 스마트폰에 보상 가격 이상의 추가 보상금을 지급하는 건 한국이 처음이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 2위를 다투는 삼성과 애플은 LG가 완전히 스마트폰 시장을 떠나는 올해 하반기가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승부처’라고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전체 시장으로 보면 LG전자는 시장 점유율이 5위권 밖이지만 북미와 한국 시장에서는 꾸준히 3∼5위를 유지하며 10% 안팎을 유지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북미 시장점유율은 10%(3위), 국내 시장 점유율은 12%(3위)였다. 삼성전자 애플은 각각 한국, 북미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데 LG전자의 사업 철수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양자 구도가 더욱 확실해졌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성능과 디자인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요즘 시장점유율 3위 업체의 공백은 시장주도권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LG의 기존 고객이 안드로이드(삼성·LG) 환경에 적응한 상태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애플의 적극적인 공세가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업계는 당분간 삼성전자 애플의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특히 LG전자가 ‘LG 베스트샵’ 매장에서 아이폰 판매를 시작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애플은 올해 하반기부터 LG 베스트샵에서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모바일 제품군 판매 방안을 두고 협상 중이다. 일부 영세 이동통신 유통점들이 매출 감소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지만 LG전자는 내부적으로 아이폰을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전자와 시장이 겹치는 맥북 등 PC 제품군 판매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아이폰 판매를 통한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 삼성전자 독점 우려 해소, 베스트샵 스마트폰 영업사원의 고용 보장 등의 논리를 내세워 아이폰 판매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LG전자는 애플 제품 판매를 통해 젊은층의 가전 매장 유입 효과를 얻고 애플은 국내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라는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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