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로열층 이어 베이까지… 집값 키워드 늘어난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1-07-05 09:46 수정 2021-07-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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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택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2베이나 3베이 평면을 대신해 최근 수년 간 보편화된 4베이 평면이 집값 상승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서울시 은평구 소재 '북한산 힐스테이트 7차' 단지 실거래가를 보면, 4베이 구조인 110B타입이 올해 5월 12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보다 한달 앞서 거래된 2베이 평면의 109E타입은 11억5000만 원, 올해 3월에 거래된 3베이 평면 109A타입은 11억7000만 원에 각각 주인이 바뀌었다.

서울시 마포구 ‘래미안웰스트림’ 단지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 전용면적 114㎡ 타입의 경우, 3베이와 4베이 평면 차이에 따라 가격에도 1억8000만 원 가량 차이가 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3베이가 적용된 114B㎡는 지난해 7월 18억4700만 원에 실거래 됐고, 4베이 평면 114A㎡는 같은 해 9월 20억3000만 원에 손바뀜 됐다.

베이(Bay)는 아파트 전면부에 배치된 거실 및 방의 개수다. 거실과 방 1개가 전면부에 접하면 2베이, 거실과 방 2개가 접하면 3베이가 되는 식이다. 4베이는 거실과 방 3개, 총 4개의 공간이 전면부에 접한다는 의미다.

1기 신도기 개발이 시작된 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까지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2베이, 3베이 평면이 대세였다. 용적률과 건폐율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고,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입주민을 수용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게 통상적인 견해다.

그러나 공급이 늘면서 주택수가 모자라지 않은 상황이 되자 주거품질에 대한 고민이 건설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통적인 화두로 자리잡았다. 채광과 통풍 효율, 이사할 때의 편리함, 공간활용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은 4베이 평면 공급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시점이 2010년대 초반이다.

4베이 평면은 채광과 통풍 효율이 우수하기 때문에 냉난방비 절감에 유리하고 확장 시 서비스 면적이 더 많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정된 공간을 세분화 함으로써 각 베이별 공간이 좁아진다는 단점도 있다. 이 때문에 4베이 평면공급이 시작된 초기에 분양된 일부 아파트는 공간 활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해 주거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드레스룸과 전용 욕실이 겸비된 넉넉한 크기의 안방, 더 넓은 폭의 거실을 적용하면서 나머지 방 2개 사이에 가변형 벽체를 세워 공간을 넓게 쓰거나 분리해서 쓸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그렇다.

예컨대 DL이앤씨가 소비자 니즈를 분석하여 내놓은 주거 플랫폼 C2하우스는 DL이앤씨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4베이 장점을 극대화하고, 공간구성을 입주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단점 자체를 상품 경쟁력으로 승화시켰다. C2하우스는 현대인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집에 투영시킬 수 있도록 기존의 내력벽 구조를 최소화하고 가변형 벽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입주민의 기호와 취향에 맞춰 집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집의 역할이 단순히 머무는 공간을 넘어 다목적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요즘 트렌드에 C2하우스는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는 평가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 역시 소비자 니즈를 잘 알고 있는 만큼 4Bay 평면의 진화와 함께 5Bay, 5.5Bay, 6Bay 평면구조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나아가 아파트 전면에만 머물렀던 개방구조를 2면 이상으로 늘려, 더 높은 채광·통풍 효율을 노리는 평면 역시 등장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집의 개념이 달라지면서 아파트에서의 베이는 기존 향이나 로얄층처럼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단계“라며 ”4베이 평면이나 5~6베이 평면 중 본인에게 유리한 구조가 어떤 것인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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