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징벌적 제재’ 與경선 쟁점 부상… 전문가들 “反시장 정책”

허동준 기자 , 김호경 기자

입력 2021-07-05 03:00:00 수정 2021-07-05 03: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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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부동산문제 해법으로 제시
“1주택자도 투기용 갭투자면 제재… 별장도 실제 사는 집이면 보호”
박용진 “별장이 생필품 억장 무너져”… 주택매입公-감독기구 구상도 논란
전문가 “李, 부동산시장만큼은 시장경제 않겠다는 생각 분명한듯”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TV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실거주 1주택은 보호하고 투자용 다주택은 강한 제재를 통해 필요하지 않은 주택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일 충북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경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민면접’에서 부동산정책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 문제 해결 방안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제재 카드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 지사의 부동산정책 구상에 대해 경쟁 후보들이 비판하고 나섰고, 전문가들도 “시장경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는 지적을 하면서 정치적 정책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李 “비주거용 부동산, 세금폭탄 이상 제재”
이 지사의 ‘비(非)필수부동산에 대한 징벌적 제재’ 구상은 실주거용 주택 소유자와 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기업의 부담은 완화하는 대신 비필수부동산에 대해서는 세금 부담을 늘리는 등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을 두고 민주당 내 다른 후보들도 이 지사의 주장을 비판하고 있다. 이 지사는 실주거용이라면 2주택이더라도 생필품에 준하는 보호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에 대해 박용진 의원은 3일 TV토론회에서 “다주택자들에게 징벌적 과세를 하자던 분이 별장도 생필품이라고 다른 기준을 제시했다. 별장이 생필품이라고 한다면 국민 억장이 무너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별장이 시골에서 어머니가 실제 사는 집이면 보호하고 투자·투기용 갭투자면 1주택이라도 제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의원은 “그걸 어떻게 정부가 판단하느냐”고 반박했다.

부동산정책 전문가들은 “반(反)시장 정책”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투기 수요에 대해선 현 정부가 추진해 온 규제 수위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취지인 데다 필수와 비필수부동산을 나눈 기준인 ‘실거주용’이라는 개념이 현실적으로 적용 자체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나중에 실거주할 계획이 있어도 시장 상황이나 자금 사정 등에 따라 미리 사서 전월세를 놓는 경우가 있지 않느냐”며 “(이 지사의 구상은) 이삿날 집을 사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전문가 “부동산은 시장경제 안 한다는 것”

이 지사는 본격적인 정책 행보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부동산 이슈를 공략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여권 참패의 원인으로 정부의 부동산정책 논란이 지목되고 있는 만큼,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도 부동산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지사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경기도와 국회의원 38명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부동산시장법 제정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국회와 중앙정부에 가칭 ‘부동산시장법’ 제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부동산시장법은 금융감독원에 준하는 부동산감독원(가칭)을 국토교통부 산하에 설립하는 것을 비롯해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불공정 거래와 불법행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정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거래분석원이 이미 개인의 세금, 금융거래 등까지 볼 수 있어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권한을 몰아준 기관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가격 안정을 위해서 ‘주택관리매입공사’(가칭)를 설립한다는 이 지사의 구상에 대해서도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관리매입공사를 통해 집값이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공사가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로 활용하고, 과도하게 오르면 매입한 주택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게 이 지사의 구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민들은 못 하게 하면서 정부가 집장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적어도 부동산 시장만큼은 시장경제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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