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약업계, AI 활용해 신약 개발한다

김성모 기자

입력 2021-07-05 03:00 수정 2021-07-05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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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머크 소프트웨어 ‘신시아’ 도입
약물 합성 경로 다양하게 설계
‘K신약’ 개발 시간 줄이고 저변 확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도전한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하 AI신약개발지원센터가 올해 5월 글로벌 제약사인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의 신약 개발, 후보물질 탐색 소프트웨어 ‘신시아’를 도입해 지난달 중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AI를 활용해 약물의 합성 경로를 다양하게 설계하고, 저렴하면서도 구하기 쉬운 시재료를 찾아내주는 소프트웨어다.

신시아는 분자 단계인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화학물질의 합성 방법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 신약 개발 시간을 단축시켜 준다. 기존 약물에 대해서는 더 저렴한 재료를 찾아내 생산 비용을 줄여준다. 신시아는 제네릭(복제약) 항바이러스제인 ‘우미페노비르’와 ‘파비피라비르’ 등 11개 의약품을 만드는 새로운 합성 방법을 찾아내기도 했다.

업계는 이를 계기로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도전하던 ‘K신약’ 개발의 저변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제네릭 위주로 성과를 올려왔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등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조 단위’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면서 신약 개발에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

최근 업계는 222개 회원사가 가입된 협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함께 오픈이노베이션을 늘리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AI센터는 지난해 9월 SK㈜ C&C,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협약을 맺는 등 업계가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 등 3곳을 주축으로 차세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해 대량생산 체계를 만들 ‘K-mRNA’ 컨소시엄도 출발했다. 7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mRNA 플랫폼으로 항암 백신과 차세대 혁신 신약도 개발할 계획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고,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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