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령층 재산 4경원이 움직인다
조종엽 기자
입력 2021-07-05 03:00 수정 2021-07-05 04:53
전후 경기호황 등으로 자산 축적
美국부 27%… GDP 1.6배 규모
WSJ “상속-증여로 부의 이전 시작
후속세대 창업-주택구입 촉발시켜”
평생에 걸쳐 기록적 부(富)를 축적해온 미국 고령층의 재산이 본격적으로 상속 및 증여되면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부가 이전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70세 이상 고령자들의 순자산은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 35조 달러(약 3경976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전체 부의 27%에 해당하고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6배 규모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당시 70세 이상이 소유한 순자산은 미국 전체 부의 20%, GDP의 0.8배가량이었다.
WSJ는 “미국 현대사에서 이렇게 많은 부가 고령자의 손 안에 놓인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고령층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기 호황, 고소득 가구에 대한 감세 정책,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자산을 축적했다. 연금 시스템의 약화와 근래의 저금리 지속 탓에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면서 이 세대가 지출을 줄인 덕도 있다고 분석됐다.
WSJ는 이 세대가 자산을 본격적으로 상속·증여하면서 경제력을 다시금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서치 및 컨설팅회사 세룰리 어소시에이츠는 구세대(Older generations)가 2018∼2042년 70조 달러(약 7경9520조 원)를 물려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이 중 61조 달러(약 6경9296조 원)가 X세대(1965∼1980년생)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를 비롯한 상속인에게 돌아갈 것이고, 나머지는 자선사업에 기부될 것이라고 봤다. 예측 대상으로 삼은 2018∼2042년은 대체로 미국 최대 인구집단인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가 자산을 물려줄 것으로 보이는 기간이다.
실제 상속 규모도 커졌다. 미국의 금융회사 캐피털원파이낸셜의 분석에 따르면 평균 상속액은 1998년 14만6844달러(약 1억6700만 원)에서 2019년 21만2854달러(약 2억4200만 원)로 45% 증가했다. 미국 국세청(IRS)에 따르면 연간 증여 규모 역시 2010년 450억 달러(약 51조1200억 원)에서 2016년 750억 달러(약 85조2000억 원)로 증가했다. 부모나 조부모가 자녀나 손자녀의 교육비를 대고 차량을 사주거나 부동산 계약금·월세를 지불하는 등의 증여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미국에서는 후속 세대로의 부의 이전이 경제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WSJ는 “자산을 물려받은 이들은 재정적으로 안정될 뿐만 아니라 투자에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여지를 얻는다”며 “상속·증여가 창업과 주택 구입, 기부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했다. 물려받은 자산으로 주식에 투자하거나 창업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美국부 27%… GDP 1.6배 규모
WSJ “상속-증여로 부의 이전 시작
후속세대 창업-주택구입 촉발시켜”
평생에 걸쳐 기록적 부(富)를 축적해온 미국 고령층의 재산이 본격적으로 상속 및 증여되면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부가 이전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70세 이상 고령자들의 순자산은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 35조 달러(약 3경976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전체 부의 27%에 해당하고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6배 규모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당시 70세 이상이 소유한 순자산은 미국 전체 부의 20%, GDP의 0.8배가량이었다.
WSJ는 “미국 현대사에서 이렇게 많은 부가 고령자의 손 안에 놓인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고령층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기 호황, 고소득 가구에 대한 감세 정책,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자산을 축적했다. 연금 시스템의 약화와 근래의 저금리 지속 탓에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면서 이 세대가 지출을 줄인 덕도 있다고 분석됐다.
WSJ는 이 세대가 자산을 본격적으로 상속·증여하면서 경제력을 다시금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서치 및 컨설팅회사 세룰리 어소시에이츠는 구세대(Older generations)가 2018∼2042년 70조 달러(약 7경9520조 원)를 물려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이 중 61조 달러(약 6경9296조 원)가 X세대(1965∼1980년생)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를 비롯한 상속인에게 돌아갈 것이고, 나머지는 자선사업에 기부될 것이라고 봤다. 예측 대상으로 삼은 2018∼2042년은 대체로 미국 최대 인구집단인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가 자산을 물려줄 것으로 보이는 기간이다.
실제 상속 규모도 커졌다. 미국의 금융회사 캐피털원파이낸셜의 분석에 따르면 평균 상속액은 1998년 14만6844달러(약 1억6700만 원)에서 2019년 21만2854달러(약 2억4200만 원)로 45% 증가했다. 미국 국세청(IRS)에 따르면 연간 증여 규모 역시 2010년 450억 달러(약 51조1200억 원)에서 2016년 750억 달러(약 85조2000억 원)로 증가했다. 부모나 조부모가 자녀나 손자녀의 교육비를 대고 차량을 사주거나 부동산 계약금·월세를 지불하는 등의 증여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미국에서는 후속 세대로의 부의 이전이 경제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WSJ는 “자산을 물려받은 이들은 재정적으로 안정될 뿐만 아니라 투자에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여지를 얻는다”며 “상속·증여가 창업과 주택 구입, 기부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했다. 물려받은 자산으로 주식에 투자하거나 창업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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