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죽은 주린이들…‘내 계좌만 마이너스’

뉴시스

입력 2021-07-04 07:09 수정 2021-07-0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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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연 "기존 36%, 신규 60% 손실"
대부분 소액투자·친숙한 주식 선택
단기투자, 변동성 큰 종목, 분산투자↓
"ETF·공모펀드 등 간접투자 늘리는 것도"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돌파할 정도로 올랐지만 정작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은 다수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국면의 개인투자자:투자행태와 투자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손실투자자 비중은 기존 투자자 36%, 신규투자자 60%로, 주린이가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3개 증권사와 3월부터 6월까지 1개 증권사가 제공한 개인투자자 20만4004명의 상장주식 거래내역을 기반으로 조사된 결과다.

지난해 개인들의 주식투자가 크게 확대됐다. 역대 최저금리가 장기화하자 갈곳 없는 뭉칫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갔고, 특히 코스피가 급락했던 지난해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개인투자자들은 1년간 87조원을 순매수했다.

활동 계좌수는 2991만개에서 3834만개로 843만개 증가했으며, 월간 거래대금은 평균 404조원으로 앞선 3개년 평균 130조원에 비해 3.1배 늘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규 투자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해 3월 중하순 한 차례 급증했는데, 수익률 상승 기대감에 따른 수요로 분석된다”며 “이후 지난해 10월 또 한 차례 신규 투자자가 유입됐는데, 9600억원대 규모로 진행된 빅히트 공모주 청약수요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린이의 여성 비중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의 성별 비중은 남성이 62%, 여성이 38%인 반면 신규투자자는 46%로 집계됐다.

투자자 약 70%가 소액 투자자였다. 투자자산 규모별 비중은 1000만원 이하인 투자자 비중이 약 56%로 가장 컸다. 1000만원 초과~3000만원 이하 20%, 3000만원 초과~1억원 이하 16%, 1억원 초과 8% 순이다. 신규투자자 중 자산규모와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20~30대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린이의 경우 대형주 비중이 66%로 기존 투자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구체적으로 30대와 남성, 소액투자자에서는 대형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60대 이상, 여성, 고액투자자에서는 대형주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주린이들은 IT업종 보유비중이 41%로 기존투자자(31%)보다 상당히 높았다. 이런 경향은 20대 이하, 60대 이상, 여성, 소액투자자에게 강하게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이는 시총 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 보유비중이 높기 때문인데, 이들은 대체로 각 섹터에서 시총이 가장 큰 주식 보유 비중이 높았다”며 “투자경험이 부족한 투자자일수록 대표적이고 친숙한 주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주린이들이 수익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이들이 분산투자 수준이 낮고, 주가변동성이 높은 유형에 집중 투자하는 등 투자위험을 감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거래회전율이나 종목교체율이 높아 단기적이고 투기적인 투자행태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처음부터 주식 직접투자로 높은 성과를 얻기는 쉽지 않은 만큼 간접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도 한 방안 등도 거론됐다.

김준석 자본연 연구위원은 “주린이들은 ETF나 공모펀드 같은 간접투자 수단 활용도를 높이면서 기관투자자의 투자전문성을 활용하고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최근 주린이들이 늘어나는 만큼 당국이나 업계, 학계 차원에서도 정교한 주식투자 관리 서비스 도입을 모색하고 투자 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교육이나 홍보 방안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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