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평 윤씨라서? 동문이라? 대선 테마주 ‘들썩들썩’

박민우 기자 , 이상환 기자

입력 2021-06-29 19:54:00 수정 2021-06-29 20: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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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교육업체 NE능률은 올해 상반기(1~6월)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으로 꼽힌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2780원이던 주가는 이달 29일 현재 2만3500원으로 6개월 새 745.32% 폭등했다.

주가가 급등한 것은 이 회사가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NE능률 간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다. 회사 최대주주인 윤호중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 씨’라는 이유뿐이다. NE능률이 공시를 통해 “과거 및 현재 당사의 사업과 윤 전 총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대선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주식 투자 열풍과 맞물려 상한가로 직행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실체도 없이 풍문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파평 윤 씨’라는 이유로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날 NE능률은 11.99% 내린 2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회사 임원이나 대표 등이 윤 전 총장과 같은 서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인 동양(―12.94%) 덕성(―9.76%) 서연(―7.46%)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그동안 정치 이벤트를 발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윤 전 총장이 출마를 공식화하자 투자자들이 기대감을 키울 만한 재료가 소진됐다고 보고 매도 물량을 쏟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NE능률 주가는 윤 전 총장의 대권 가도를 따라 움직였다. 윤 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3월부터 주가가 치솟기 시작해 공식 정치 행보를 보인 이달 초 상한가를 쳤다. 최근 윤 전 총장에 대한 의혹인 담긴 것으로 알려진 ‘X파일’이 논란이 되자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 상장사인 동신건설은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며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이달 들어 수익률만 7.95%다. 동신건설은 여권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본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테마주가 됐다.

최근엔 ‘최재형 테마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이루온은 이날 18.01% 급등했다. 야권의 또 다른 대선주자로 꼽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하며 출마를 본격화한 영향이다. 이루온은 6월 들어서만 96.94% 올랐다. 이루온의 최대주주인 이승구 대표가 최 전 원장과 경기고-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알려졌다.

● 거래소 “60여개 테마주 집중감시”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들이 대부분 회사 실적이나 펀더멘탈(기초체력)과 무관하게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선 테마주는 변동성이 크고 관련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하락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환매 시점을 놓치면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도 최근 대선 테마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거래소는 이달 들어서만 윤석열 테마주로 알려진 웹스와 쎄미시스코를 투자위험 종목으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는 수성이노베이션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최재형 테마주인 오픈베이스는 투자유의 종목에올랐다.

남승민 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시장감시부장은 “현재 60여 개 종목을 대선주자와 관련한 테마주로 분류해 시세조종이나 불공정거래가 있는지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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