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반도체-우주항공… 미래 먹거리 잡아라

이건혁 기자

입력 2021-06-30 03:00 수정 2021-06-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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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포스트 코로나’ 대비
유망 산업 신기술 확보에 총력
유통 기업은 친환경 정책 강화
플라스틱 줄이고 재활용 앞장


게티이미지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1년여 전 시작된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면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신기술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전기차,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연료전지 등 핵심 미래사업 전략 등을 담은 ‘2025 전략’을 내놨다. 2025년까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 36조6000억 원, 미래사업 역량에 23조5000억 원 등 총 60조1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부문을 강화해 2025년까지 12개 이상의 모델을 선보여 연간 56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04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8∼10%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아는 최근 기존 사명에서 ‘자동차’를 빼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어울리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 ‘플랜S’를 본격 가동했다. 기아는 2025년까지 29조 원을 투자해 전기차 라인업 확대, 청정에너지와 재활용 소재 활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6.6%, 2026년 연간 전기차 50만 대 판매라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 시장을 잡기 위해 지난해 3월 모빌리티 전문기업 모셔널을 설립했으며, 올해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 인수한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해 로봇 분야 기술력을 확보하고, 로봇을 활용한 새로운 생태계 구축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수소를 점찍고 올해 1월 이 분야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SK㈜와 SK E&S가 각 8000억 원을 출자해 약 1조6000억 원을 공동 투자했다. SK그룹은 수소를 신호탄으로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을 4대 핵심 사업 분야로 정하고 올해부터 투자 전문 회사로의 본격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신약 개발과 원료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축으로 미국 제약사 로이반트와의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개발 협력, 프랑스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이포스케시 인수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가 경제의 중요 축으로 자리 잡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반도체 미세공정의 핵심기술인 최첨단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도입한 첫 생산라인인 ‘M16’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 기업들과 함께 ‘민간 데이터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최초로 ‘민간 데이터 댐’을 구축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관련 사업 발굴에 나선다.

LG그룹은 지속성 있는 고객 기반과 데이터 등 미래 성장 자산을 적극적으로 축적해 질 중심 성장 전략을 마련했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축으로 삼고 추진 중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 법인이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월페이퍼, 롤러블 TV와 같은 폼팩터(기기 형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자동차 전지 사업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글로벌 1위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모빌리티, 수소, 배터리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은 국내 최초로 운전대와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셔틀의 임시 운행허가를 취득했다. 15인승인 이 셔틀은 미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4의 고도화된 주행을 할 수 있다. 실증 사업을 통해 공공 자율주행셔틀 시장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액 소재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항공우주, 미래 모빌리티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화그룹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는 KAIST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 우주연구센터를 세우고, 첫 프로젝트로 데이터를 레이저로 주고받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개발에 나선다. 한화시스템은 에어택시 상용화의 핵심인 전기 추진 시스템 테스트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있다.

소비자들과 접점이 많은 유통 관련 기업들은 친환경 강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GS그룹은 친환경 바이오 기술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재활용된 제품과 친환경 인기 브랜드를 소개해 소비자에게 친환경 소비 문화를 실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는 연간 1000t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과일 및 채소에 재생 플라스틱 용기 도입, 친환경 포장재 사용 등을 실천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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