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기술력 기반 전문가용 등산배낭 생산… 자체 브랜드 론칭 앞둬

박지원 기자

입력 2021-06-29 03:00 수정 2021-06-2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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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기연

정인수 ㈜동인기연 대표.

㈜동인기연은 1992년 설립돼 30년간 아크테릭스, 그레고리, 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이다. 동인기연이 생산한 하이엔드 백팩의 세계시장 생산 점유율은 45%에 달한다. 매출 대부분 역시 해외 수출을 통해서 나오고 있다. 현재 필리핀에 9개, 베트남에 1개의 생산기지와 미국에 판매 법인을 두고 있으며 특히 필리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1만1000명에 이른다.

정인수 동인기연 대표는 “필리핀에서 1만 명 넘는 직원과 함께하다 보니 한국 기업과 한국인,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좋은 회사로 평가받는 것이 곧 국위선양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필리핀에 사업장을 두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25년간 현지 근무인력을 다루는 데 있어서 큰 문제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 행사 등 대규모 파티 등을 통해 화합을 수시로 도모하고 있고 현지에서는 이례적인 무이자 대출 등 복리후생 제도까지 시행하며 근로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정 대표는 “복지도 복지지만 필리핀 근무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해 근무조건과 환경에 있어서 최대한 편의를 맞춰주려고 노력했다”며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현지서 근무자들이 친지들에게도 소개하는 직장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기업이 해외서 높은 평가를 받는 점이 뿌듯하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도 했다. 안팎으로 사랑받는 기업의 길을 걷는 기업으로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경기 김포에 위치한 ㈜동인기연 본사 전경.


㈜동인기연의 필리핀 현지 공장 작업 사진.

정 대표는 내부적으로 화합에도 신경을 쓰는 한편 성장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하고 있다. 그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하지 않으면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쇠퇴할 수밖에 없다”며 도전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기술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이 있다. 그는 “아크테릭스, 블랙다이아몬드 등 굴지의 기업, 바이어들의 요구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은 우리 회사뿐”이라고 자신했다. 일례로 등산 배낭의 경우 사람마다 몸통, 등의 골격,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큰 전문가용 등산 배낭일수록 편안한 착용감과 등·허리·어깨에서 무게를 분산시킬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한데, 동인기연은 현재 분포하중 등산 배낭을 개발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바 있다. 이는 봉제기술력과 프레임 기술력이 동반돼야 가능한 제조 기술이다. 정 대표는 “업계 최고 기업들과 합작하며 다양한 요청사항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실력을 더 쌓을 수 있었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한편 동인기연은 자체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자체 알루미늄 기술력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인수스(INSOOTH)’라는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대표 제품은 등산 배낭과 스틱이다. 인수스의 등산 스틱은 손잡이 버튼을 누르면 스틱의 높낮이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것이 특징이다. 강도는 세지만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다. 제품 연구개발에만 5년여 간의 시간을 들였다.

정 대표는 2006년 론칭한 자체 유아용품 브랜드 ‘포브’의 기술력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덕분에 새 브랜드를 론칭하는 데도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포브는 알루미늄 프레임 기술을 접목한 유모차, 카시트 등을 선보였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진화해 ‘보네떼’라는 별도의 제품을 만들어 일반 플라스틱 소재보다 9배나 강한 강도에 30% 이상 무게가 가벼운 폴딩형 알루미늄 카시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고강도 경량 소재의 동인기연 카시트는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기존 카시트 대비 휴대성이 좋을 뿐 아니라 설치하기도 수월하다.

알루미늄 제품 라인업 확대 및 브랜드 론칭은 정 대표의 경영철학이 반영돼 있다.

정 대표는 “안전성이 필요한 분야에 널리 쓰여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국민 안전에도 도움이 되는 경량 소재를 고집했다”면서 “이는 결국 리사이클이 가능한 친환경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한 유아용품(카시트) 개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동인기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변화한 레저용품 업계 상황과 시장을 주시하며 제품 개발에 매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뿌리 깊은 탄탄한 기업, 위기에도 흔들림 없어”


정인수 ㈜동인기연 대표 인터뷰

㈜동인기연은 전문가용 등산 배낭. 고강도 알루미늄 가공 기술과 고난도 봉제 기술을 바탕으로 등산 배낭 생산 공정을 일괄 처리하는 기술을 갖춘 기업으로 기술력은 세계에서 손꼽힌다.

전 세계 하네스(등반용 안전벨트) 시장 점유율이 40%인 기업인 블랙다이아몬드 하네스도 동인기연이 생산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3D 자동화 장비로 알루미늄 프레임을 생산하는 등 알루미늄 생산 부문에서 특히 뚜렷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1992년 설립 이래 꾸준하게 성장해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선 뜻밖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정인수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 하락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오히려 배운 것이 많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거래처 중 몇몇 기업은 매출 급감을 이유로 기존 물량을 취소하거나 홀딩하는 등 갑작스러운 계약 불이행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심지어 약속된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기업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 중에도 선결제로 끝까지 약속을 지키는 기업들을 보면서 손을 잡고 나갈 거래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를 구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 역시 어려움에 처했으나 도전과 응전으로 극복해낸 경험이 있다. 정 대표는 “2007년 중소기업들에 악몽과도 같았던 2007년 키코 사태 때 매출 500억 원 하던 회사의 몸집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8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고 7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만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2011년에는 매출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달성했다”면서 “위기는 곧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뿌리를 깊게 내린 기업은 금융위기를 비롯한 어떤 위기가 와도 흔들리지 않고 제 갈 길을 간다”면서 “옛것을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롭게 도전하는 온고지신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불황의 늪에 빠진 시장과 업계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동인기연은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거리 두기 트렌드로 캠핑, 등산, 골프 등의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올해의 매출은 1억6000만 달러, 한화로 약 1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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